혁이는 편도가 큰 편이고 잘 때 심하게 코를 곤다. 또 잠을 자면서 중간 중간 숨을 멈추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받은 혁이는 편도절제술 후 코골이가 없어지자 깊은 잠을 자면서 행동장애도 사라졌다.
혁이처럼 ADHD 증상을 보이는 아이는 치료가 잘 안 될 때는 심하게 코를 고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ADHD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을지병원 신홍범 신경정신과 교수와 심현준 이비인후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과 ADHD 증상이 있는 어린이 15명에게 편도절제술을 실시해 ADHD가 호전됐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대한이비인후과학회지’에 발표했다. 국내에서 소아 수면무호흡증과 ADHD의 관계를 밝혀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교수는 “소아 수면무호흡증은 편도가 비대한 아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난다”면서 “소아 수면무호흡증이 생기면 깊은 잠을 자지 못해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리면서 행동에 문제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성인 수면무호흡증은 낮에 졸음이 심한 것이 특징이지만 소아는 졸음보다는 부산하게 행동하며 쉽게 싫증을 내고 짜증이 많아지거나 학습 능률이 저하된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아이는 수면 중 코골이가 심하며 몸부림을 심하게 치는 경우가 많다.
신 교수는 “소아 수면무호흡증은 쉽게 교정할 수 있는 ADHD의 원인 중 하나”라면서 “아이가 코골이와 ADHD 증세를 함께 보이면 수면무호흡증이 있는지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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