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립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서재명(사진) 연구원은 6일 “초파리의 비만을 조절하는 ‘아디포스(Adp)’ 유전자가 꼬마선충과 쥐의 지방 축적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고 밝혔다.
활성화되지 않을 때 초파리의 비만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Adp는 곤충과 선충 같은 초등동물뿐 아니라 고등동물인 포유류에게서도 발견되는 돌연변이 유전자. 지금까지 발견된 대부분의 유전자는 뇌의 식욕 조절중추에 영향을 미쳐 비만을 유발하는 데 비해 Adp는 몸의 지방조직 형성과 생리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서 연구원이 포함된 연구팀은 이 유전자의 활성을 떨어뜨린 쥐는 비만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반면 Adp의 활성을 증가시킬 경우 쥐의 체지방이 눈에 띄게 줄어 체중 조절을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연구원은 “미국만 해도 국민 3명 중 1명이 비만에 시달리고 있고 이로 인한 경제손실이 연간 1000억 달러가 넘는다”며 “난치성 질환인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 암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비만 정복에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비만인구는 18억 명으로, 5명 중 1명이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서 연구원은 연세대 생물학과에서 석사를 마친 뒤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기계연구원장을 지낸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이 그의 아버지다. 이번 연구는 과학적 성과를 인정받아 생리학 분야의 권위지 ‘셀 메타볼리즘’ 6일자 표지 기사로 소개됐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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