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튼튼하고 잘 생긴 치아’ 평생 갖고 살 수 있죠

  • 입력 2007년 9월 19일 03시 03분


《달이 점점 부푸는 때, 추석이다. 이맘때면 부모님의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로 치과 예약도 ‘부푼다.’ 나이 들면서 찾아오는 고통 중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치아 관련 질병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대개 이가 한두 개 상해도 참는다. ‘잇몸으로도 산다는데’ 싶은 생각도 있고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한 이를 오래 두면 잇몸까지 나빠지고 심하게는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경우도 생긴다. 치아 관련 수술에 일가견이 있는 의사 3명이 모여 노년기 치아 관리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아산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이부규 교수, 서울 강남구 역삼동 미소드림치과 황성식 대표원장, 전국에 8개 지점을 둔 네트워크 병원인 요요치과 강남점 김태성 원장은 “이는 평생 관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 3인의 ‘치아 관리’ 생생토크

밤샘근무-과음으로 관리 소홀하면 30대부터 ‘틀니’


○ 치아질환은 만병의 원인

▽김태성=나이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부쩍 많이 찾는 시기가 됐다. 아무래도 자녀들이 모이면 부모님을 더 생각하는 모양이다. 특히 설보다는 추석에 어르신 환자가 많다.

▽이부규=시골 보건소에서 근무했던 선배의 말을 들어보면 추석에는 시골에서도 치과치료가 늘어난다. 비용이 많이 드는 치료니까 추수를 해서 현금이 좀 들어오는 추석 무렵에 치아 관리를 생각하는 모양이다.

▽황성식=우리 병원도 추석이 지나고 나서 자녀들에게서 용돈을 받은 뒤 찾아오는 어르신 환자가 많다.

▽김=나이를 먹으면 잇몸이 줄어든다.

▽황=턱뼈가 줄어들면서 잇몸이 함께 줄어드는 것이다.

▽김=따라서 평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충치, 치은염, 치주염 등이 생기면서 치아와 잇몸이 나빠진다.

▽이=치아에 문제가 생기면 여러 가지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턱관절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씹는 게 잘 안되니까 소화기 장애가 오기도 한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며, 한쪽으로만 씹어서 안면 비대칭이 오기도 한다. 과거 사회적 관계가 중요하지 않은 시대에는 이가 없어도 대충 살았지만 현대인에게는 이가 중요한 요소가 됐다. 치아에 생긴 병은 복합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황=치아의 신경뿌리가 살아있으면 원래의 치아는 살리면서 도자기로 된 가짜 치아를 씌우는 ‘크라운’이나 ‘라미네이트’를 할 수 있다. 치아의 위치나 상한 정도에 따라 두 시술법 중 하나를 선택한다. 크라운은 원래 치아를 조그만 뿔 모양으로 깎은 뒤 그 위에 가짜 치아를 만들어 끼우는 것이고, 라미네이트는 치아의 앞면을 깎아내고 평편한 판처럼 만든 가짜 치아를 끼우는 것이다. 병원마다 다르지만 개당 30만∼40만 원 한다.

뿌리째 썩어 치아를 뽑아야 하면 틀니를 하거나 임플란트를 한다. 임플란트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나사형태의 구조물을 잇몸에 박은 뒤 가짜 치아를 나사형태로 만들어 돌려 끼우는 것이다. 틀니는 아래쪽이나 위쪽 한쪽에 150만∼200만 원이지만 임플란트는 개당 200만∼300만 원 한다.

▽김=임플란트가 비싸기는 하지만 자신의 치아처럼 튼튼하고 이물감이 없기 때문에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요즘에는 비용 때문에 전체 치아 가운데 4개 정도만 임플란트를 하고 나머지는 부분 틀니를 하는 사람도 많다.

원한다고 다 임플란트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잇몸이 튼튼해야 긴 나사기둥을 심을 수 있는데 잇몸이 약하거나 위치가 나빠서 짧은 기둥밖에 심을 수 없으면 임플란트를 해도 불완전할 수 있다.

▽이=하지만 요즘은 나사기둥을 못 심을 만큼 나쁜 여건은 없다. 턱뼈나 엉덩이뼈, 인공뼈를 잇몸에 붙여 잇몸을 튼튼하게 만든 뒤 임플란트 시술을 하면 된다.

▽김=나이 든 환자들이 잘 씹지 못하면 소화장애가 생겨 전신질환으로 이어진다. 틀니를 해도 자신의 치아 같지 않기 때문에 임플란트를 하고 싶어 한다.

▽이=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예전에는 치아문제가 생기면 늙었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활동적인 노인들이 많기 때문에 동료들과 비교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황=내 환자 중에는 30대가 틀니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치아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술을 많이 마신 경우다.

▽이=내가 아는 30대 중반의 동대문시장 의류 도매상인도 잇몸질환 때문에 틀니를 했다. 하루걸러 한 번 밤을 새면서 일하는 등 생활이 불규칙한 게 큰 영향을 줬다.

▼구직자부터 50, 60대까지 치아성형-미백시술 유행▼

○ 남성도 치아 미용시술 늘어

▽황=요즘은 미백치료, 치아성형 등 미용시술을 원하는 환자가 점점 늘고 있다. 연예인들이 이를 하얗고 예쁘게 보이려고 미용시술을 받다 보니 일반인에게까지 확대된 것 같다.

이가 회색을 띠는 사람들은 태아 때 엄마가 ‘테트라사이클린’ 계통의 항생제를 섭취했을 가능성이 높다. 혹은 어렸을 때 이런 항생제를 오래 복용해도 치아가 검어질 수 있다. 불소가 함유된 물을 많이 마셔도 누런 이가 될 수 있다. 이럴 땐 미백시술을 받으면 좋다.

▽김= 취업할 때 좋은 인상을 주려고 20대가 치아 미용시술을 많이 한다. 간혹 자녀를 위해 평생 일하다가 은퇴한 뒤 갑자기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고 싶어 하는 50, 60대 남성도 있다.

▽황=대머리를 가리려고 늦은 나이에 머리카락을 옮겨 심는 심리와 비슷하다. 활발하게 활동할 때는 잘 모르다가 어느 순간 스스로 ‘늙어 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 남성들은 미용시술을 받는다. 30, 40대 남성도 자주 받는다.

▽이=그래도 아직까지 미용시술은 여성이 많이 받는다. 여성들 가운데 돌출 치아를 빨리 교정하고 싶어 중간어금니를 뽑고 잇몸 뼈의 끝부분에 흠집을 낸 뒤 잇몸을 밀어 넣거나 잇몸 뼈를 아예 잘라 내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턱이 너무 들어가면 자칫 입매가 미워지고 잘 씹지 못하는 사태도 생긴다.

원래 이런 교정은 성형외과가 아닌 구강외과에서 해야 한다. 치아 전체의 균형과 구조를 이해한 상태에서 적절한 수준으로 교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자면 준비하는 데만 1년이 걸리기도 한다. 주걱턱 수술도 마찬가지다.

▽김=잘만 하면 굉장히 예뻐지는 수술이지만 잘 못하면 큰일 난다.

▽이=수술 결과가 너무 이상하다면 다시 원래대로 돌릴 수도 있다. 자기 몸의 뼈나 인공뼈를 붙이면 되니까.

○ 이 빠지면 우유나 식염수에 담아 병원으로

▽이=명절이라 턱관절이나 치아 관련 환자가 늘 때다. 밤 등 딱딱한 음식을 먹다가 턱에서 소리가 나거나 입이 벌어지지 않거나 반대로 다물어지지 않는 사람들이다.

▽황=치아가 깨지는 경우도 있다.

▽이=문제가 생기면 일단 얼음찜질이 도움이 된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황=넘어져서 치아가 빠졌다면 씻지 말고 혀 밑에 넣거나 우유 또는 식염수에 담아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1시간 안으로 오면 치아를 살릴 가능성이 꽤 높지만 2시간을 넘기면 살리기 힘들다.

▽김=당뇨나 만성적 잇몸질환이 있는 사람이 고스톱을 치느라 밤을 새거나 음식을 먹고 나서 칫솔질을 안 하면 문제가 생긴다.

▽이=즐거운 명절이지만 스트레스 받는 일도 많기에 구강 건강에도 신경 써야 병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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