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특집]인터넷(IP) TV 마니아들 나의 TV는 □다

  • 입력 2007년 9월 20일 03시 00분


《‘TV 2.0’ 시대가 열리고 있다.

TV 2.0은 방송국에서 시간표에 맞춰 일방적으로 보낸 프로그램을 보는 기존의 TV(TV 1.0)와 다르다.

TV 2.0은 △맞춤형 방송을 △시청자가 능동적으로 선택해 △TV 뿐 아니라 휴대전화,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으로 보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

이 같은 변화는 디지털TV가 등장하고, 전통적인 방송 시장에 통신, 인터넷 분야 기업 등이 발을 들여놓으면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TV 2.0 시대, TV는 어떻게 변할까.

하나로텔레콤에서 인터넷(IP) TV인 ‘하나TV’를 애용하는 열혈 마니아들에게 물어봤다.

IPTV는 TV를 초고속인터넷에 연결해 방송 프로그램, 영화, 게임 등을 내려받아 보는 서비스를 말한다. 기존 TV와 달리 방송, 영화 외에도 은행 거래, 홈쇼핑, 메신저, 인터넷 검색 등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대표적인 TV 2.0 개념의 서비스이다.

인터뷰 주인공은 올해 1월 입사한 하나로텔레콤의 신입사원인 김은정(25) 강유현(25) 박승필(28) 오문호(29) 정정명(27) 씨 등 5명. ‘하나TV 폐인’을 자처하는 박병무(46) 사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에게 미래의 TV인 IPTV는 기존의 TV와 무엇이 다른지 ‘나의 TV는 □(네모)다’로 표현해 줄 것을 주문했다.

○ “나의 TV는 ‘누렁이’다”

김은정 씨는 “IPTV는 아무리 밤늦은 시간에 퇴근해도 반갑게 맞아주는 강아지 ‘누렁이’ 같다”고 했다.

IPTV는 저장돼 있는 영화, 드라마를 하나씩 선택해 내려받은 뒤 즐기는 서비스. 방송사의 순서에 맞춰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틀어주는 기존의 TV와는 달리 시간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큰 변화다.

박병무 사장도 “가끔 점심 약속이 없을 때면 집무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면서 IPTV를 본다. 짬짬이 ‘프리즌 브레이크’, ‘쩐의 전쟁’ 등 인기 드라마를 몰아서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말했다.

○ “나의 TV는 ‘뷔페’다.”

‘Digital Life’ 특집기사목록

▶ 인터넷(IP) TV 마니아들 나의 TV는 □다

▶ TV 2.0의 핵심 기기는 ‘셋톱박스’

▶ 모바일TV 시장 3년 후 6배로 커진다

▶ 현장에서/UCC ‘표현의 자유’ 어디까지인가

▶ ‘TV 2.0 大戰’

▶ IPTV 법제화 ‘밥그릇 싸움’

▶ 게임업계 ‘태풍전야’

▶ 인터넷기업들 UCC 확보경쟁 올인

▶ 디지털, 패션날개 달다

▶ 주변기기의 진화…기능보완 넘어 멋까지 선봬

▶ [단신]LG전자 LCD 적용 엑스노트 ‘E200’ 출시 外

▶ “새는 지갑을 막아라” 통신비 구두쇠작전

▶ 재간둥이 휴대전화…사무실 PC 사용 등 서비스 늘려

박승필 씨는 “IPTV는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뷔페와 같다”고 정의했다.

지상파 방송뿐 아니라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 중에서 원하는 걸 골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로텔레콤에 따르면 IPTV의 서비스 이용 빈도를 분석한 결과, 드라마 등 시리즈물의 1회 방송분 시청빈도가 높다.

시리즈물이 화제가 되면 뒤늦게 1회를 찾아 본 뒤 시청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회사 측은 “TV를 즐기는 방식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방송사가 틀어주는 방송을 수동적으로 보기보다 능동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 보는 적극적인 이용자 개념으로 TV 이용 행태가 변화한다는 것이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이 같은 차이는 대중 대상의 기존 TV광고를 더욱 개인화한 ‘타깃형 광고’로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나의 TV는 ‘구급약’이다.”

“얼마 전 집에서 동네 모임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떠들어, IPTV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뽀롱뽀롱 뽀로로’를 찾아서 보여 줬죠. 금세 조용해지더군요.”

오문호 씨는 IPTV를 아플 때 낫게 해주는 ‘구급약’에 비유했다. 상황에 맞게 해결책을 찾아 주는 만병통치약이랄까.

IPTV는 방송만을 보여 주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정보를 찾아 TV로 볼 수 있다.

수만 편의 영화는 물론 날씨 정보나 교육 콘텐츠, 네트워크 게임도 TV로 내려받을 수 있다.

준비 중인 서비스가 모두 현실화되면 TV로 신문을 읽고, TV로 은행 거래를 할 수 있는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 “나의 TV는 ‘미니홈피’다.”

강유현 씨는 IPTV를 “‘취향대로 꾸밀 수 있는 인터넷 미니 홈페이지와 같다”고 표현했다.

IPTV는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 등을 미리 선택해 예약채널에 담아 둘 수 있다. 취향에 맞는 것들만 모아 놓은 뒤 이 중에서 골라 볼 수 있는 기능이다.

다른 사람이 선호하는 채널을 참고할 수도 있다. IPTV 홈페이지에서는 시청자들이 각자 자신이 즐기는 콘텐츠 리스트를 공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승필 씨는 “아예 TV 편성을 직접 해서 즐기기도 한다. 전도연 씨가 칸 영화제에서 상을 타면 그가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서 모아 놓고 보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 “나의 TV는 ‘여유’다.”

정정명 씨는 “TV가 달라지니 여유가 생기더라”라고 했다. TV를 보는 방식이 시간의 구애를 벗어나면서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김은정 씨는 “밖에 나왔다가 드라마 시간에 맞춰 일찍 집에 들어가는 친구들에게 항상 큰소리를 친다”고 했다.

늦은 시간에도 여유 있게 들어가 IPTV로 챙겨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당당하게 얘기한다고 말했다. “요즘 누가 시간표대로 맞춰서 TV를 보니?”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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