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스위스대사관 과학부는 19일 고려대에서 ‘오일러의 삼각함수 발견에서 MP3, JPEG까지’라는 주제로 오일러 탄생 300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강연을 한 스위스 제네바대 수학과 게르하르트 바너(사진) 교수는 “디지털 음원압축 파일인 MP3는 오일러가 창시한 삼각함수를 응용해 개발됐다”며 “파동으로 나타나는 아날로그 음원의 신호를 삼각함수를 이용해 일정한 주파수 범위로 잘라낸 뒤 음악 재생에 필요한 값만 모아 파일 덩치를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덩치가 큰 이미지 파일을 JPEG 방식으로 압축할 때도 삼각함수를 쓴다. JPEG로 압축할 때는 이미지 원본을 여러 작은 정사각형으로 쪼갠다. 바너 교수는 “각 정사각형은 색 정보를 담고 있는데, 이를 삼각함수로 처리해 필요한 정보만 모아 덩치를 줄인 다음 디지털 신호로 바꾼다”고 말했다.
삼각함수를 MP3나 JPEG에 응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오일러가 복잡한 함수 계산법을 간결한 공식(』=-1)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 공식은 수학자들 사이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수식’이라고 불린다. 바너 교수는 “오일러가 없었다면 현대 수학과 과학기술의 근원이 되는 대부분의 이론이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오일러는 고대부터 전해 내려 온 수학 문제 ‘라틴 행렬’을 연구해 네모 안에 글자나 숫자를 채워 넣는 퍼즐로 발전시켰다. 이것이 최근 인기를 모은 숫자퍼즐 스도쿠의 원형이다.
김은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gomu5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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