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빨리 휴대전화 이용자가 늘어나는 시장 중 하나인 인도의 매장에서는 세계 1위 기업인 노키아를 비롯해 모토로라, 삼성전자, 소니에릭손 등이 30달러가량의 초저가(超低價) 휴대전화와 500달러가량의 고급 휴대전화를 다양하게 내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더군요.
이에 비하면 한국의 휴대전화 시장의 구색은 다양하지 않아 보입니다. 아직 대부분의 시장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이 장악하고 있고, 제품 가격도 고가 위주여서 선택의 폭이 넓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언론에 소개되며 큰 관심을 끄는 프리미엄 휴대전화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최근 화제가 된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아르마니폰’, ‘세레나타’, ‘울트라 뮤직폰(일명 비욘세폰)’이나 LG전자의 ‘뷰티’, ‘비너스’ 등은 유럽, 북미 시장에 선보일 뿐 정작 국내 시장에는 소개되지 않아 휴대전화 마니아들을 애태우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블랙잭’이나 LG전자의 ‘프라다폰’과 같이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먼저 인기를 얻은 뒤에야 뒤늦게 국내 시장으로 ‘U턴’해 돌아오는 휴대전화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 측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한국이 주로 사용하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휴대전화 방식이 외국에선 많이 사용하지 않는 기술이라는 점입니다.
한국 시장만을 위한 CDMA 제품을 다양하게 만들면 수지타산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죠.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휴대전화 9억4000만 대 중 우리와 같은 CDMA 휴대전화는 17%에 불과합니다. 미국과 유럽을 장악한 유럽방식(GSM)은 77%나 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유럽 방식의 하나인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시장 환경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외국과 기술 방식이 동일해지면서 해외에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국내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등 많은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국내 소비자들이 좀 더 다양한 선택의 폭을 갖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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