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를 찾은 최 씨는 ‘노안’ 증상이란 진단을 받았다. ‘나도 이제 늙었구나’ 하고 생각하니 우울해졌다. 그는 곧바로 돋보기를 사서 신문을 볼 때나 자녀들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꺼내 쓴다.
○돋보기에서 노안수술까지
돋보기를 착용하는 것은 가장 흔한 노안 치료법이다. 나이가 많아지면 적절한 도수의 돋보기로 바꿔 줘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 흔히 ‘졸보기’라고 불리는 연령대별로 나눠진 돋보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개인마다 굴절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안과의사에게 정확한 검사를 받은 뒤 착용하도록 한다.
최근에는 돋보기 대신 아랫부분에 자연스럽게 돋보기 기능이 추가된 다초점 렌즈를 많이 사용한다. 착용 후 한동안 사물이 뿌옇게 보여서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노안용 콘택트렌즈도 있다. 그러나 관리가 어려워 노인들에게는 그다지 인기가 없는 편이다.
돋보기나 콘택트렌즈의 착용이 귀찮다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노안을 완전히 고치는 수술은 없다고 말한다.
노안 수술은 크게 고주파 수술법, 엑시머레이저 수술법,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법으로 나뉜다.
고주파나 레이저를 이용하는 방법은 눈의 가장 앞쪽에 해당되는 각막의 주위를 열로 수축시켜 각막 중심을 볼록한 형태로 다듬어 돋보기 렌즈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열 응고 각막성형술’이라고도 하는데 주로 가까운 곳을 볼 때마다 돋보기를 써야 하는 원시 노안 환자에게 사용된다. 수술 효과 지속 기간이 3, 4년 정도로 짧은 것이 단점이다.
최근에는 라식에 사용되는 엑시머레이저를 활용해 두 눈 중 한 눈은 원거리, 한 눈은 근거리가 잘 보이도록 역할 분담을 하게 하는 ‘커스텀뷰 노안교정술’이 도입됐다.
이는 레이저를 이용해 한쪽 눈은 먼 쪽을 잘 보이도록 하고 다른 한쪽은 가까운 곳을 보도록 짝눈을 만드는 것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뇌는 가까운 거리나 먼 거리를 모두 선명하게 볼 수 있게 적응한다.
아직 국내에서 시술 건수가 거의 없으며 짝눈에 적응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백내장 환자를 대상으로 특수 인공수정체를 이용한 노안 수술법도 있다. 백내장 수술 시 필수적으로 삽입하는 인공수정체를 앞뒤로 움직이는 조절력을 갖도록 제작해 노안을 동시에 치료하는 것.
최근엔 인공수정체 표면을 정교하게 깎은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빛 번짐과 같은 불편함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수술 전에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
○컴퓨터는 30cm 떨어져 작업해야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노안이 오는 것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장시간 독서를 하거나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1시간마다 5분 정도 휴식을 갖도록 한다. 눈을 쉬게 하려면 먼 곳을 응시하거나 녹색을 보는 것이 좋다. 눈이 피로하고 어깨 근육이 뭉쳤다고 생각되면 자주 눈을 쉬게 해 줘야 한다.
컴퓨터 모니터는 정면에서 15도 각도로 내려다볼 수 있도록 위치를 조정한다.
컴퓨터를 가까운 거리에서 들여다보면 눈의 피로뿐만 아니라 두통, 목과 어깨 부위의 통증도 커진다. 컴퓨터를 응시할 때 첫 10초까지는 눈물층이 보호막 역할을 해 견디게 해 주지만 그 이상 지속되면 눈의 건조감과 피로감이 더해진다.
모니터는 30cm 정도 떨어져서 봐야 눈이 덜 피로하다. 컴퓨터를 장시간 쓰는 사람들은 일하는 사이 눈을 한 번씩 천천히 감았다 떠 주면 훨씬 피로감이 줄어든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작은 활자로 된 인쇄물을 읽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피하도록 한다.
40대 이후에는 1년에 한 번 정도는 안과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다. 이 시기에 시력 굴절의 변화는 다른 질환의 동반 가능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정태영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 주천기 강남성모병원 안과 교수,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 유용성 누네병원 원장, 임석범 성모맑은눈안과 원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노안 수술 종류 및 특징 | ||||
고주파 각막성형술 | 조절형 인공수정체 삽입술 |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 | 홍채 인식 근시 노안수술(커스텀뷰) | |
대상 | 가까운 곳을 볼 땐 꼭 돋보기를 사용하는 원시 노안 환자. 라식 수술 뒤 원시가 된 경우. 백내장 수술 뒤 근거리가 잘 안 보이는 환자 | 백내장과 노안이 함께 온 환자. 백내장 수술 후 돋보기 착용을 꺼리는 환자 | 백내장과 노안이 함께 온 환자. 백내장 수술 후 돋보기 착용을 꺼리는 환자 | 나이가 들면서 가까운 곳도 잘 안 보이는 근시 노안 환자 |
비용 | 양쪽 눈 160만∼200만 원 한쪽 눈 100만∼120만 원 | 300만 원 | 양쪽 눈 500만 원 | 400만 원 |
장점 | 추가 교정이 필요할 경우 재수술 가능 | 특별한 부작용 없음 | 백내장과 노안 동시에 해결 | 근시 노안 환자의 원근거리 시력의 질을 모두 높임 |
단점 | 수술 효과 지속 기간이 3, 4년 | 시간이 지나면 조절효과가 떨어짐 | 적응하는 데 일정 기간 필요 | ‘짝눈’을 만드는 것이므로 일정 기간 적응이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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