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와이브로가 쏘아 올린 기술 한국의 가능성

  • 입력 2007년 10월 20일 03시 09분


한국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와이브로(WiBro) 기술이 3세대(3G) 이동통신의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현재 사용 중인 WCDMA, CDMA2000과 같은 휴대전화, 영상통화 기술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표준기술이 된 것이다. ‘정보기술(IT) 강국’ 소리를 들으면서도 막대한 로열티를 주고 핵심 기술을 수입해 온 우리가 독자 개발한 원천 기술로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된 것은 한국 통신산업의 쾌거다.

와이브로란 고속으로 이동 중인 차량 안에서도 현재의 유선 인터넷 속도 이상으로 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기술이다. 서비스 투자 비용은 적게 들고 통신 품질은 더 좋아 후진국 시장 진출에도 유리하다. 세계시장 진출을 목표로 민관(民官)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개발하고 상용화한 토종 기술이란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2010년 채택 예정인 4세대 국제표준을 향한 후속 연구에도 이미 돌입했다.

와이브로 서비스가 세계에 확산되면 국내 제조업체들이 관련 장비와 기기를 대량 수출할 수 있다. 내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하는 미국에는 삼성전자가 장비를 공급한다. 서비스 도입을 추진 또는 검토 중인 40개국이 잠재 시장이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와이브로 세계시장 규모는 94조 원, 장비 수출은 3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와이브로 기술 하나로 2024년까지 600억 원 이상의 로열티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 경제가 5년째 성장력을 키우지 못하는 바람에 미래에 무엇을 먹고 살지가 큰 걱정이다.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경제 공약도 세금을 쓰겠다는 지출 사업 위주로,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은 미흡하다. 국민이 10년 후 먹고살 원천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매달리는 연구기술인들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다.

우리가 앞서는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이 만만찮다. 정보통신 반도체 생명공학 등 첨단 분야에서 더 앞서가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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