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부터 시작된 퇴행성관절염으로
많이 고통 받고 계십니다.
다리는 점점 더 O자 모양으로 되고….
병원에서는 나이가
젊어 인공관절 수술도
안 된다고 하는데
정말 방법이 없는 건가요.’
‘40대 중반에 점프를 하다
갑자기 무릎이 찡하게
저려 왔습니다.
그 뒤 마라톤에 입문했는데
이상하게 양쪽 무릎이 번갈아 가며 아파 오더군요.
3년간 마라톤을 그만뒀다가
얼마 전 다시 10km 마라톤을
했는데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와서 간신히
완주했습니다.
다시 운동을 할 수 있을까요.’ 동아일보와 동아닷컴이
벌이고 있는 ‘건강한 무릎,
인생이 달라집니다’ 캠페인에 갖가지 사연이 들어오고 있다. ‘퇴행성관절염=노인병’
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비만, 격렬한 운동,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30, 40대부터 퇴행성관절염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민 100명 중 13명이
환자라고 할 정도로
‘국민 병’이 된 관절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가면 인공관절 이식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해
병원을 찾기 꺼린다. 》
하지만 알맞은 때에 적절한 치료를 미루면 더 고통을 받게 된다. 특히 젊은 나이에 생기는 관절염은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힘찬병원 이수찬 원장의 도움말을 들어 보자.
○ 운동 시 급격한 통증에는 연골봉합술
사람의 관절은 두 부분의 연골로 이뤄져 있다. 뼈에 붙어 있는 연골과 뼈와 뼈 사이에 있는 연골(반월상 연골)이다. 흔히 퇴행성관절염이라면 뼈 연골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을 이르는 말이지만 반월상 연골이 찢어지는 것도 관절염의 일종이다.
운동 시 갑자기 무릎에 큰 통증이 오거나 언제 다쳤는지 기억은 나지 않아도 걸어 다닐 때 공중에 붕 뜨는 느낌이 들 때, 다리를 구부렸다 펼 때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 때,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갑자기 펴지지 않을 때, 관절을 움직이는데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올 때는 반월상 연골이 찢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40대가 넘으면 쪼그려 앉거나 계단만 오르내려도 반월상 연골이 찢어질 수 있다.
관절에 문제가 생겼는지 여부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나 관절내시경 검사를 해보면 알 수 있다. 내시경은 과거보다 크기가 줄고 기능이 좋아져 무릎, 손목, 발목, 팔꿈치처럼 큰 관절부터 손가락, 발가락처럼 작은 관절까지 두루 쓰인다. 흉터가 작게 남고 MRI 등으로도 발견할 수 없는 미세한 손상까지 찾아내 수술까지 할 수 있다. 반월상 연골이 찢어졌다면 이를 봉합하는 수술을 하는 게 좋다. 치료를 두 달 이상 미루면 찢어진 반월상 연골이 뼈에 붙은 연골까지 손상시켜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찢어진 연골을 떼어내 버렸다. 이 경우 퇴행성관절염이 더 급격히 진행된다. 실제로 힘찬병원이 2002∼2003년 반월판 연골 봉합수술을 받은 환자 85명과 절제한 환자 45명을 4년간 관찰한 결과 절제술을 받은 환자가 퇴행성관절염으로 이행한 비율이 3배나 많았다. 최근에는 연골의 구석이 찢어졌더라도 봉합수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달했다.
○ 초기 단계의 퇴행성관절염에는 자가연골 이식술
뼈에 붙은 연골 부분이 손상됐다면 인공관절 수술만 해야 할까. 아니다. 기술의 발달로 자신의 건강한 연골을 이식하는 자가연골 이식도 가능해졌다.
환자의 나이가 50대 이하이면서 연골 손상 부위가 10cm² 미만으로 크지 않다면 굳이 수명이 10∼15년밖에 안 되는 인공관절로 교체할 필요가 없는 것. 물론 나이가 50이 넘었더라도 무릎의 나이가 젊어서 이식한 연골이 잘 들러붙는 경우라면 자가연골 이식이 가능하다.
이는 염증이 없는 부위의 연골 조직을 소량 떼어낸 뒤 손상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무릎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연골을 떼어내 그대로 이식하기도 하고 채취한 연골 세포를 실험실에서 1개월 정도 배양해 크기를 키운 뒤 이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배양한 연골 세포를 특수접착제 ‘피브린’과 섞어 주입하는 방식이 개발돼 기존보다 수술 성공률이 높아졌다.
이 수술은 퇴행성관절염 초기 단계에서나 가능하다. 연골을 배양한 뒤 예상과 달리 이식하고자 하는 부위에 딱 맞는 크기가 안 나올 수도 있어 많은 경험과 실력을 갖춘 의료진이 있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게 좋다.
○ 평상시 운동이 중요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아프다고 운동을 안 하는 경향이 있지만 운동을 하는 게 좋다. 근력이 강화돼야 뼈를 지탱하는 힘이 생긴다. 다만 관절에 무리가 가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피해야 하는 운동은 줄넘기, 배드민턴, 테니스, 등산 등이다. 자전거 타기, 수영, 평지 걷기 등이 좋다. 운동 시간은 ‘통증이 없을 때까지’가 정답이며 통상 1시간 이내로 하는 게 좋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