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퉁퉁… 손발이 팅팅…

  • 입력 2007년 10월 29일 03시 08분


회사원 최동희(38·경기 성남시 분당구) 씨는 아침마다 퉁퉁 부은 얼굴 때문에 전쟁을 치른다. 바쁜 출근시간에 냉장고에 넣어 둔 젖은 수건을 꺼내서 부은 얼굴에 대고 꼭꼭 눌러 주기도 하고 차게 만든 숟가락을 눈에 대 부기를 가라앉히기도 한다.

몸이 붓는 이유는 세포 사이에 물기가 괴기 때문이다. 몸의 전반적인 기능이 떨어지고 혈액순환과 신진대사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수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붓는다.

대개 아침에 손가락이 부어서 반지가 잘 안 들어가거나 발이 부어서 신발이 꽉 끼어 고생하는 정도의 부기를 가진 사람이 많다. 그러나 심하면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손가락 자국이 그대로 남을 정도로 퉁퉁 붓기도 한다. 이럴 때는 신장, 간, 갑상샘 등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몸뿐만 아니라 기분마저 찌뿌듯하게 만들어 버리는 부종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 짠 음식, 수분배출 막아 몸 붓게 해

몸이 붓는 사람은 대개 식생활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짜게 먹는 식습관이 가장 나쁘다. 수분은 음식물을 통해 몸으로 들어온 뒤 땀, 대소변과 함께 빠져나간다.

그러나 염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수분이 몸 밖으로 잘 배출되지 못하고 붓게 된다. 염분은 수분을 몸속에 잡아 두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같은 양의 염분을 섭취해도 남들보다 유난히 더 잘 붓는 사람들이 있다. ‘염분 민감도’가 높은 사람들은 짜게 먹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요즘 다이어트용으로 많이 쓰이는 이뇨제도 잘못 먹으면 몸이 붓는 부작용이 생긴다. 이뇨제는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쓰다가 끊으면 더 붓기 때문에 용량을 점점 늘리는 여성이 많다. 이뇨제는 의사와 상의한 뒤 사용해야 한다.

○ 식사 후 2, 3시간 활동하다 자야

잠을 자고 일어난 뒤에는 누구나 얼굴이 붓는다.

서 있으면 체액이 아래로 내려가지만 누우면 얼굴로 오기 때문이다. 침상의 상체 부위를 조금만 높여 줘도 아침 부기가 한결 나아진다. 저녁은 일찍 먹고 식사 후 2, 3시간 활동하다가 잠을 자는 것이 부기 예방에 좋다.

여성은 월경 전에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호르몬 변화에 따른 염분 축적으로 추정한다. 월경으로 인한 부기 예방법은 따로 없다. 짠 음식은 먹지 말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한다.

가끔 사우나, 찜질방 등에서 땀을 빼 몸에 쌓였던 노폐물과 수분, 독소들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것도 부기 예방에 좋다.

○ 갑상샘-심장 이상도 부종 불러

생리적 이유 때문에 생긴 부기는 대부분 하루 이틀 지나면 빠진다. 그러나 몸이 부은 상태가 지속되고 발목뼈 부위나 척추와 엉덩이뼈가 만나는 부위 등 살이 없는 곳을 눌러서 손가락 자국이 그대로 남는다면 진찰을 받아야 한다.

병적 부종은 신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가장 많다. 신장은 수분과 노폐물을 걸러 오줌으로 내보내면서 피 속의 수소이온농도(pH)와 혈압을 조절한다. 신장에 장애가 있으면 수분 배출이 안 돼 아침에 얼굴과 다리가 항상 붓는다.

목젖 아래에 있는 갑상샘이 구실을 못해도 몸이 붓는다. 갑상샘 질환이 생기면 발 부위가 단단하게 붓거나 온몸에 부종이 나타난다. 예전에 비해 추위를 심하게 타고 말이나 행동이 둔해지고 몸이 붓는다면 갑상샘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심장 질환도 부종을 동반할 때가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는 혈관 내 압력이 높아져 수분이 혈관 바깥쪽 세포에 축적되기 때문에 전신 부종 증상을 보인다.

다른 곳은 붓지 않는데 배만 심하게 볼록해지면 간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간경변증은 흔히 복수가 차서 배가 부르고 복부 팽만감을 느끼고 숨이 차는 증세를 수반한다.

한쪽 다리만 부을 때는 다리 정맥이 막히거나 림프 순환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림프관은 혈관 바깥쪽에 있는 모세관으로 안에는 단백질 등으로 이뤄진 림프액이 흐른다. 림프관이 막히거나 손상되면 림프액이 림프관 안을 돌지 못하고 바깥쪽에 축적돼 몸이 부어오른다.

림프관에 이상이 있으면 팔과 다리에 가장 먼저 증상이 나타난다. 림프관에 문제가 있거나 후천적으로 수술 등으로 림프관이 제거됐을 때 림프부종이 발생하며 고혈압 당뇨병처럼 평생 조심해야 한다.

(도움말=김순배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교수, 김경수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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