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는 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유룡(사진) 교수를 ‘국가과학자’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과기부는 유 교수에게 내년부터 매년 15억 원씩 3년간 45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며, 업적 심사를 거쳐 이후 3년간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과기부는 2005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를 1호 ‘최고과학자’로 뽑았다가 논문 조작 파문으로 취소하고, 지난해 ‘국가과학자’로 이름을 바꿨다.
유 교수는 값싸고 깨끗한 에너지 생산에 활용되는 ‘나노 다공성(多空性) 물질’ 연구를 이끌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나노 다공성 물질이란 속이 비어 있는 2∼5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막대와 튜브를 말한다. 다른 물질과 잘 반응하는 성질이 있어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촉매 등에 활용된다.
그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이산화규소 거푸집을 nm 수준으로 작게 가공해 다양한 나노막대와 튜브를 만드는 방법을 창안했다. 이들 물질로 수소연료전지의 전극을 만들면 소량의 수소로 움직이는 연료전지 자동차의 제작이 가능해진다.
유 교수의 연구는 일찌감치 독창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와 ‘네이처 머티리얼스’의 표지 논문을 장식하기도 했다. 또 지금까지 발표한 다른 논문 150여 편도 7500여 회의 인용횟수를 기록할 정도로 전 세계 연구자의 주목을 끌고 있다.
유 교수는 “최근 값싸고 깨끗하며 효율 좋은 물질을 만드는 것이 세계 과학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며 “지원금을 받으면 연구실 규모를 지금의 두 배로 늘려 연구 분야를 더 확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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