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사이언스]유기농 화장품은 왜 안 썩을까요?

  • 입력 2007년 11월 23일 03시 04분


Q 유기농 화장품은 왜 안 썩을까요?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결혼 1년차 새내기 주부 김은아입니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먹지 말고 바르세요’ ‘몸에 좋은 식물 성분이 들어 있어요’라는 눈길을 끄는 화장품 광고가 자주 나옵니다. 이런 화장품들은 대부분 천연 성분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썩지 않고 장기간 쓸 수 있나요.

A 천연 성분 보존 위해 방부제 들어가요

‘참살이(웰빙)’ 바람을 타고 ‘유기농’ ‘식물성’ ‘천연’이란 수식어가 붙은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얼핏 보기엔 천연 성분만 들어 있다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일반 화장품에 들어 있는 방부제(살균 보존제)가 들어 있지 않을 것 같죠.

모든 화장품은 소비자가 사용하는 과정에서 손에 묻은 미생물이나 외부 습기로 인해 오염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생물이 번식하면서 화장품을 못 쓰게 만들죠. 화장품에 방부제를 넣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허용한 방부제는 파라벤 계열과 안식향산나트륨, 페녹시 에탄올 등 60여 가지가 있습니다.

요즘 매장에서 흔히 보는 유기농(또는 천연) 화장품은 대부분 천연 물질이나 유기농 작물에서 추출한 성분을 포함한 것입니다. 하지만 천연 성분을 좀 더 많이 포함했다는 뜻일 뿐 다른 성질은 일반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들 화장품에도 장기간의 보존을 위해 방부제를 넣습니다. 성분에 따라 미생물에 더 취약할 수 있어 일반 화장품보다 방부제를 더 넣는 사례도 있습니다. 참고로 일반 화장품에는 통상 1% 미만의 방부제가 들어갑니다.

‘100% 유기농(천연) 화장품’이라고 밝힌 경우라면 천연 방부제가 들어 있다는 말입니다. 자몽이나 올리브 씨앗, 티트리 잎에서 추출한 이들 성분은 화학 방부제와 같은 효과를 냅니다. 그렇다고 천연 방부제라고 100% 안전한 건 아닙니다. 사람이나 물질에 따라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유통기한과 보관 방법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진짜 100% 천연 재료로 만든 화장품이라면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짧고 냉장 보관해야 합니다.

미국이나 몇몇 유럽 국가와 달리 한국에는 아직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재배된 식물을 재료로 사용하고, 엄격한 관리 아래 제조와 유통이 이뤄진 제품에 한해 유기농 제품으로 인정합니다. 영국은 유전자조작농산물(GMO)을 절대 써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정해 놓고 있다고 합니다.

(도움말=경기열 LG생활건강 화장품연구소 부장·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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