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호르몬 요법이란 폐경기 10년을 전후해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안면홍조, 불면증, 뼈엉성증(골다공증) 등 갱년기 증상을 여성호르몬 경구제를 먹거나 패치를 붙여서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1960년대부터 사용된 여성 호르몬 요법은 갱년기 여성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어 왔다. 그러나 2002년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여성호르몬 요법은 심장발작, 뇌중풍(뇌졸중), 유방암, 혈전 발생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여성건강촉진(WHI)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논란이 됐다.
김정구 대한폐경학회 회장은 “올 초 세계폐경학회는 WHI 보고서를 반박하는 내용의 새로운 지침서를 내놓았다”며 “이번에 국내에서 나온 가이드라인은 세계폐경학회의 지침서를 우리 현실에 맞게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외 산부인과 학계에서는 “WHI 연구가 연령, 비만도, 폐경 시기 등을 고려하지 않고 암 발생 가능성을 과장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2002년 이후 여성호르몬과 관련해 발표된 30여 편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60세 이전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투여하면 유방암 발생률이 20% 감소하고, 심장마비 등 심혈관 질환 발병률도 52%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몬 요법 치료기간도 예전처럼 5년에 제한하지 않고 필요한 기간에 계속 사용해도 상관없다는 것이 대한폐경학회의 설명이다.
유태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폐경은 자연스러운 증상이므로 여성호르몬 요법의 도움 없이 이겨 내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만약 갱년기 증상이 심하다면 호르몬 치료의 도움을 받아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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