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소비자들은 쉽게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의 요구는 끝이 없어 보인다. 이런 소비자들의 작은 요구에 귀를 기울여 ‘2%’ 부족한 점까지 챙겨 탄생한, 섬세한 디지털 기기들이 눈길을 끈다.
주변이 밝은 실외에서 노트북 PC를 사용하려면 햇빛이 반사돼 답답할 때가 많다. 도시바코리아의 노트북 PC인 ‘포테제 R500’은 반투과성 액정표시장치(LCD)를 사용해 야외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LCD 내층의 반사판에서 직사광선을 반사시키는 동시에, 후면의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로 빛을 쏘아 선명한 화면을 구현했다.
차를 운전해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을 찾아갔지만 알고 보니 목적지는 길 건너편. 좀 더 정확히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은 없을까.
파인디지털의 ‘파인드라이브 iQ’는 ‘2호선 시청역’보다 더 섬세하게 ‘2호선 시청역 3번 출구’까지 안내해 불편하게 U턴을 해야 하는 일을 최대한 줄였다. 이 제품은 또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터리처럼 헷갈리기 쉬운 복잡한 길 안내에서도 현장을 직접 촬영해 만든 3차원(3D) 화면을 제공해 운전자가 다른 길로 들어서는 일을 최대한 막아 준다.
파나소닉코리아가 최근 내놓은 디지털렌즈교환식(DSLR) 카메라인 ‘루믹스 L10’은 여성 사진 마니아를 위해 무게를 480g으로 줄인 제품이다. 500∼700g이 넘는 일반 제품에 비해 훨씬 가볍다. DSLR 카메라를 처음 사용하는 초보자들은 눈을 대고 사진을 찍는 뷰 파인더를 어색해한다. 이 제품은 이들을 위해 일반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처럼 LCD 액정의 ‘풀타임 라이브 뷰’ 기능을 넣었다.
유경테크놀로지스의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인 ‘빌립 X2 딕(DIC)’은 영어자막으로 ‘미드(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모르는 영어단어가 나올 때 사전을 찾는 불편함을 없앴다. 터치스크린상의 자막 부분을 건드리면 바로 영어사전 화면을 띄워 뜻을 찾아 주는 ‘자막 점프’ 기능이 있어, 재미와 공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학생들에게 제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 디프레임텍의 MP3플레이어인 ‘D큐브 D5’는 개인 청력에 최적화한 음향을 디자인해 주는 ‘와이즈 오디오’ 기술이 특징이다. 90초 동안의 테스트를 통해 음향을 조절해 주기 때문에 이어폰 사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청력 손상을 최대한 줄여 준다.
삼보컴퓨터의 복합기 ‘드림콤보 M6700’은 프린터 고장 등으로 당황하기 쉬운 ‘컴맹’들에게 반가운 제품이다. 종이 부족, 잉크 부족 등 고장 원인을 음성으로 알려 주는 인텔리전트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도시바코리아의 김규진 부장은 “소비자가 느끼는 아주 미세한 결점이 제품 마케팅의 승부를 가르는 일이 많다”며 “직원들이 직접 마니아가 돼 제품을 사용해 본 다음 아쉽거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본사 개발팀에 부지런히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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