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옷, 인간의 날개 될까

  • 입력 2007년 12월 15일 03시 11분


전세계 6, 7개팀 낙하산없이 고공 낙하에 도전

강하속도 시속 48㎞로 늦춰… 안전착륙이 과제

인간이 까마득히 높은 상공의 비행기에서 낙하산 없이 뛰어내려 지상에 안착할 수 있을까.

도무지 불가능하게만 생각되는 이 일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프로 스카이다이버인 젭 콜리스(31) 씨를 포함해 전 세계 6, 7개 팀이 낙하산 없이 하늘을 날아 착륙하는 최초의 인간이 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전이지만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점 때문에 그리스 신화 중 밀랍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았던 ‘이카로스의 후계자’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

이론적으로는 스카이다이버가 지면 근처에서 수직운동을 최소화하는 한편 반대로 수평운동을 극대화할 경우 비행기처럼 지면 위에 미끄러지듯 착륙하는 것이 가능하다.

스카이다이버의 수평운동은 1990년대 초반에 발명된 특수한 옷 덕분에 가능해졌다. 일명 ‘날개옷(윙수트)’으로 알려진 이 옷이 현대판 ‘이카로스의 날개’인 셈. 날개옷은 날다람쥐가 나는 모양을 연상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팔다리 사이 공간까지 천으로 연결해 팔다리를 활짝 벌리면 옷 자체가 연 같은 역할을 하는 것.

이 옷을 착용한 스카이다이버들은 공기 저항으로 생기는 힘의 방향을 바꾸는 동작을 통해 수평으로 움직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날개옷만으로 수직 강하 속도는 시속 48km까지 늦추고 반면 수평으로는 최대 시속 120km로 이동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확률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에 있는 것. 프랑스 파리 에펠탑과 미국 금문교 꼭대기 등에서 1000번 이상의 점프 경력을 자랑하는 콜리스 씨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200만 달러짜리 착륙대를 만들어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에 부쳐져 있어 이 착륙대가 스키 점프대와 비슷할 것이라는 사실만 알려져 있다.

인터넷상에서 ‘나는 사내(Flying dude)’로 유명한 프랑스의 로익 장알베르 씨는 눈이 덮여 있는 언덕을 착륙 장소로 이용할 계획이다.

콜리스 씨는 지상 착륙 도전의 전 단계로 비행기에서 뛰어내렸다가 다시 비행기에 올라타는 시도를 했는데 첫 번째는 실패했다. 내년 봄에 두 번째 도전에 나설 계획.

이들이 소중한 목숨을 걸고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하는 이유는 뭘까.

콜리스 씨는 “모든 사람이 ‘그건 가능하지 않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 그리고 뭔가 놀라운 일을 성공시키고자 한다면 엄청난 위험도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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