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와 잡티 때문에 피부가 칙칙해요.”
“알레르기 때문에 가려워서 긁느라고 밤새 잠을 못 잤어요.”
“요즘 들어서 도저히 술을 이길 수가 없네요.”
“아토피 때문에 고생이 심해요.”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얘기다. 병원에 가 보면 70∼80%는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다.
만성 피로, 아토피, 알레르기, 기미, 숙취는 모두 별개의 증상을 가리키는 듯하다. 그러나 원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비슷하다. 간이 문제다.
현대인은 불규칙한 식생활, 운동 부족, 환경오염, 스트레스 등 다양한 외부 자극에 노출돼 있다. 끊임없이 이런 자극을 겪다 보면 몸은 저항력을 잃게 된다.
저항력이 약해지면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빠르게 침투해 혈액을 오염시키고 순환장애를 일으킨다. 산소, 영양소, 호르몬의 공급은 차단되고 노폐물 배출은 어려워진다.
간은 체내에서 5000가지 이상의 일을 수행한다. ‘인체의 거대한 화학공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간이 하는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외부에서 들어온 독소를 걸러 내고 체내 대사가 원활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일이다. 간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신장과 비장의 기능까지 영향을 미쳐 해독 작용을 비롯한 모든 대사 기능이 저하된다.
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만성피로를 느끼게 된다. 빨리 배출되지 못하고 몸 안에 쌓인 독소는 피부를 통해 배출된다. 피부의 면역 세포가 독소에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아토피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간장이 해독작용만 활발하게 해 주면 아토피와 알레르기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간이 나쁘면 피가 탁해져서 몸이 여기저기 결리며 뒷목이 항상 뻐근하다. 만병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콜레스테롤과 이로 인한 지방간, 만성간염, 간경화, 담석증도 간장의 청혈 해독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잘 배출되게 하려면 일단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해독 작용을 하는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간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전통음식인 된장으로 만든 음식, 신선한 야채, 미역, 파래, 김, 다시마 등 해조류 음식이 간장을 보호하고 피를 맑게 해 준다. 밀가루와 기름진 음식은 간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한방에서는 간에 좋은 대표적인 식품으로 녹두를 꼽는다.
중국 의학을 집대성한 ‘본초비요(本草備要)’는 녹두의 효능을 열을 없애고 독을 풀어 주며 배뇨를 순조롭게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입술이 마르거나 입안이 헐었을 때도 녹두죽이나 녹두를 갈아 넣은 음식을 먹으면 효과가 있다.
여성은 녹두를 곱게 갈아서 물에 개어 얼굴에 마사지를 하면 피부 각질이 제거되고 미백효과가 좋은 미용팩이 된다. <끝>
이은미 대한한방피부미용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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