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클라우드 컴퓨팅’ 뜬다

  • 입력 2008년 1월 11일 03시 00분


《“제2의 디지털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MS 플랫폼이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혁명의 중심이 될 것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6일 세계 전자 정보기술(IT) 업계의 최대 규모 전시회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가전전시회(CES) 기조연설에서 또 다른 디지털 혁명을 예고하고 나섰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사실을 IT업계의 대부가 인정한 셈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활성화되면 그동안 사용자들이 개인용 컴퓨터(PC)에 저장해 왔던 자료들이 슈퍼컴퓨터의 데이터베이스센터로 옮겨져 공유할 수 있게 되고 소프트웨어도 PC에 저장하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사용하게 된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은 최신호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달로 PC는 사망 선고를 당하게 되지만 결국 디지털라이프는 더욱 풍부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은 2006년 9월 세계적 검색업체 구글의 직원인 크리스토프 비시글리아 씨가 에릭 슈미츠 최고경영자(CEO)와의 회의에서 처음 제안했다.

비시글리아 씨는 “모교인 워싱턴대의 후배들이 좀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클라우드 컴퓨팅을 생각하게 됐다”고 경제전문 주간지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정보들이 쏟아지지만 대학 등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웠다는 것이다.

슈미츠 구글 CEO는 “처음엔 비시글리아 씨가 온라인 캠퍼스를 이야기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정보기술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구상이었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간하는 격월간지 ‘테크놀로지 리뷰’는 최신호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창조적 산물이라며 앞으로 컴퓨터산업이 웹 기반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위크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출현을 “작은 발전기를 개별적으로 돌리다가 대형 발전소에서 전기를 공급받게 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개별적 운용으로 인한 비효율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세계적 IT기업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대비해 기술 개발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구글은 ‘구글 캘린더’를 통해 이미 클라우드 컴퓨팅을 시도하고 있다. 개인 일정 등을 관리해 주는 이 프로그램은 PC가 아닌 데이터베이스센터에 자료를 저장한다. ID와 비밀번호를 부여받은 사람들은 이 자료를 공유할 수 있다. 이미 100만 명 이상이 구글 캘린더를 이용하고 있다.

IBM과 델(Dell) 등 대표적 컴퓨터 기업들도 서둘러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IBM은 지난해 11월 ‘블루 클라우드(Blue Cloud)’라고 명명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을 차기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IBM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상용화 시점을 2010년으로 정하고 기술 개발을 위해 200명의 연구원을 배치했다.

델도 지난해 하반기에 브래드 앤더슨 부사장을 팀장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이 분야의 선구자인 구글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도 독자적인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윈도로 PC 운영체계를 독점하다시피해온 MS는 PC 시대의 종언을 뜻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을 달가워하지 않지만 인터넷을 보급한 주역인 레이 오지 부사장이 앞장서 관련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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