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쓰면 약, 못 쓰면 독 ‘금연보조제’

  • 입력 2008년 1월 14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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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여러 종류 이용은 금물

니코틴 과잉 땐 구토-복부경련도

만성 흡연자는 니코틴 중독자다. 니코틴은 뇌의 중추신경을 자극해 ‘도파민’이라는 쾌락성 물질을 배출한다. 니코틴 중독자는 니코틴이 없으면 불안해진다.

니코틴 패치, 껌, 사탕(트로키) 등 대부분의 금연보조제는 담배를 끊었을 때 나타나는 니코틴 부족과 이로 인한 금단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소량의 니코틴을 흘려주는 원리로 작용한다.

최근 출시된 ‘챔픽스’(화이자제약)는 기존의 니코틴 제제와 전혀 다른 방식의 금연보조제다. 이 약을 먹으면 니코틴 대신 ‘바레니클린’이라는 성분이 도파민 분비를 유도함으로써 흡연 욕구와 금단증상을 동시에 줄여 준다.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최근 이 약을 복용한 환자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직 자살의 원인이 약 때문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분별한 금연보조제의 사용에 대해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연보조제가 불안감, 집중력 저하, 무기력감, 우울증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은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자살 사건을 계기로 금연보조제를 제대로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챔픽스의 경우 하루에 2회 1mg씩 투여하도록 돼 있다. 구역질이 가장 흔한 이상반응 중 하나다. 구역질이 난다면 투여를 중단해야 한다. 나이든 사람은 약물 감수성이 크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금연보조제의 부작용을 피하려면 니코틴 패치, 껌, 사탕 등을 한꺼번에 섞어서 이용하면 안 된다. 너무 많은 니코틴이 몸 안에 흘러들어 가기 때문이다.

또 금연보조제를 이용하면서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이 한꺼번에 몸 안에 쌓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이 경우 니코틴 과다복용으로 구토와 복부 경련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니코틴 껌과 사탕은 하루 8∼12개가 적당하다. 껌은 15개, 사탕은 25개 이상 쓰지 않도록 한다.

만약 환자가 니코틴 과잉 증상을 보이면 즉시 모든 니코틴 제제를 제거해야 한다. 패치를 썼을 경우에는 피부 표면을 물로 씻도록 한다. 임신하거나 젖을 먹이는 동안에는 니코틴 제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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