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편식을 하지 말라고 하는데 왜 판다는 평생 댓잎만 먹고도 건강하게 살 수 있나요? 초식 동물은 풀만 먹고도 어떻게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얻을 수 있죠?
A : 동물 중에는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종류가 꽤 많아요. 유칼리나무 잎만 먹는 코알라가 대표적이죠. 멸종위기동물인 판다도 댓잎만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러나 판다가 댓잎만 먹는 것은 아니에요. 기록에 따르면 판다는 야생 상태에서 곤충, 새알은 물론 물고기까지 먹는다고 해요. 잡식성이란 뜻이죠. 하지만 판다가 댓잎을 주로 먹는 것은 사실이에요.
초식동물은 풀만 먹는데 어떻게 단백질 등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얻을 수 있을까요? 비결은 초식동물의 소화기관 속에 들어 있는 미생물 덕분이랍니다.
풀 속에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로 변할 수 있는 재료가 들어 있어요. 사람이나 육식동물은 이 재료를 이용할 수 없지만 초식동물의 소화기관에 있는 미생물이 풀을 발효시키면서 단백질이나 지방을 만들어요. 초식동물은 미생물이 만든 영양분을 이용하는 거지요. 소는 위에, 말은 장에 필요한 미생물을 많이 갖고 있어요.
또 풀 속에 있는 원재료를 잘라 붙여 꼭 필요한 영양소를 만드는 효소를 갖고 있는 초식동물도 있어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많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잘 소화하도록 몸이 진화됐죠.
그래도 풀잎보다는 동물성 음식 안에 영양분이 더 많이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초식동물의 소화시간이 훨씬 더 긴 건 그 때문이죠.
동물원에서는 초식동물에게도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멸치를 비롯해 우유, 달걀 등을 먹이로 주지요. 가축을 기를 때도 마찬가지예요. 소에게 풀만 먹이면 2년은 길러야 이용할 수 있지만 동물성 사료를 함께 주면 9∼12개월만 길러도 이용할 수 있어요.
(도움말=모의원 서울대공원 동물기획과장, 이상목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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