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여권’으로 모든 사이트 통한다

  • 입력 2008년 1월 30일 03시 17분


일부 웹사이트는 짧은 글 하나를 읽으려 해도 이름 주소 전화번호 e메일까지 모두 입력해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이렇게 가입한 수많은 사이트의 아이디(ID)와 비밀번호를 기억해내는 것 또한 적잖은 스트레스다.

이런 불만을 느끼는 누리꾼이 늘면서 하나의 아이디로 여러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아이디’(Open ID)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2005년 여름 블로그 커뮤니티 사이트 ‘라이브 저널’ 창립자인 브래드 피츠패트릭 씨가 처음 개발한 오픈아이디는 2006년 5월 세계적 인터넷 보안 인증사인 ‘베리사인’이 발급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주소(URL) 형태의 오픈아이디는 ‘인터넷 여권’으로 불리는데 오픈아이디 인정 사이트에서는 ‘비자’(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도 마음껏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오픈아이디재단에 따르면 이런 사이트가 2006년 10월 500개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약 9000개에 이른다. 오픈아이디 발급 건수는 약 3억 건이나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메리카온라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같은 대형 인터넷·소프트웨어 기업이 오픈아이디 서비스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그 증가세는 탄력을 받고 있다.

구글도 지난해 11월 자사(自社)의 블로그 서비스인 ‘블로거닷컴(Blogger.com)’에 오픈아이디만으로 댓글을 달 수 있도록 조치했다. 야후는 30일(미국 현지 시간)부터 오픈아이디 글로벌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야후코리아는 29일 한국의 대표적 온라인게임 업체인 엔씨소프트의 인터넷 서비스를 야후에서 오픈아이디 방식으로 제공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미국에서 오픈아이디는 ‘포털 등의 가입자 확보 경쟁을 상징하는 로그인(가입) 시스템’에 저항하는 분권화 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픈아이디가 활성화하면 중소 규모의 콘텐츠 제공자(CP)들도 독자적인 판로를 확보하기 쉬워져 인터넷 기업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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