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MS 등 소프트웨어 업체들 경쟁 치열
삼성-LG전자 리눅스 기반 휴대전화 선보여
이동통신 분야의 세계 최대 국제회의 겸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08’ 행사가 11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된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을 펼쳤다.
미래 시장을 판가름할 이 경쟁은 휴대전화가 게임 음악 영화 인터넷을 즐기는 멀티미디어 기기로 진화하는 데 따라 큰 변화를 맞고 있다.
기존 주요 기업인 핀란드의 노키아, 스웨덴의 에릭손,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물론 소프트웨어 기업인 미국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PC 제조기업인 델 등이 발을 들이며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휴대전화용 운영체제, 콘텐츠 각축전
이날 개막된 MWC에서는 휴대전화가 모바일 콘텐츠의 유통창구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가능케 할 소프트웨어 기업과 콘텐츠 기업들이 ‘이슈 메이커’로 전면에 등장했다.
구글은 휴대전화의 ‘머리’ 격인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적용한 첫 휴대전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영국의 반도체 기업인 암(ARM)을 통해 공개했다. 현지 언론들은 안드로이드를 적용한 휴대전화를 미국의 PC 제조기업 델이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관측하고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개방형 운영체제인 리눅스 표준화 단체인 리모(LiMo)도 리눅스 기반 휴대전화를 선보였으며, 소니에릭손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휴대전화용 운영체제인 윈도 모바일을 적용한 첫 휴대전화(XPERIA X1)를 공개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휴대전화 1위 기업인 노키아의 심비안이 독주해 온 운영체제 주도권을 빼앗기 위한 이들의 도전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콘텐츠 기업들도 관심을 받았다.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인 미국 페이스북은 영국 보다폰을 통한 서비스를 시작하고, 노키아로부터의 투자 유치가 예상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MTV, BBC 등도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 전략 발표
삼성전자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이날 전시회장인 ‘피라 데 바르셀로나(Fila de Barcelona)’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억 대 이상의 휴대전화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 등 해외 생산 비중을 지난해 51%에서 올해 59%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또 새로운 브랜드 전략인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휴대전화(Mobile for Every Lifestyle)’ 전략을 공개하고, 이를 위해 휴대전화 소비자군을 △스타일 △비즈니스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 △멀티미디어 △커넥티드 △베이직커뮤니케이션으로 세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 안승권 MC사업본부장도 이날 ‘LTE(Long Term Evolution) 기술’ 시연회를 열고 무선통신으로 1분 30초 만에 700MB(메가바이트) 크기의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