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훈의 과학四時事]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과학

  • 입력 2008년 2월 13일 16시 23분


《과학은 무색무취합니다. 그래서 황우석 사태처럼 정치가 들어가면 쉬 탁해집니다. 그런 과학을 신랄한 만평으로 표현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듯합니다. 혹 흙탕물이나 만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

학보사에서 만평을 그린 후 20년 만에 다시 펜을 드니 녹슨 손이 떨리는 게 아니라 가슴이 더 떨립니다. 국내 최초 과학 만평! 어줍은 솜씨지만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애정으로 지켜봐 주십시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라는 영화를 기억하십니까? 개인의 인권과 자유에 대해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명작이죠. 그러나 이 영화의 제목은 과학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뻐꾸기는 탁란(托卵)을 하는 새로 자신의 둥지를 짓지 않고 오목눈이, 때까치, 노랑할미새 등 남의 둥지에 자신의 알을 낳는 도둑새이기 때문입니다.

1 + 1 = 3이 되는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인수위는 교육과 과학을 한 곳에 모았습니다. 더 큰 효율과 효과를 위해서일 겁니다. 그러나 그것을 바라보는 대다수 과학계의 시선은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혹 먼저 태어난 뻐꾸기 새끼가 나머지 알들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지는 않을까 해서죠. 비약이 심하다고요? 만화니까 가능한 표현이 아닐까요….

정영훈 동아사이언스 기자 yh21@donga.com

▼정영훈 기자는

대학 신문에 만평을 그리면서 만화와 세속의 인기(?)에 푹 빠졌더랬습니다. 만화를 더 배우기 위해 95년 출판 만화의 메카 서울문화사에 입사했고, 청소년 만화잡지 편집장을 끝으로 동아사이언스로 이적했습니다.

어린이과학동아 창간 멤버로 활약, 2007년 부편집장을 끝으로 출판팀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과학과 대중문화의 통섭을 이어주는 거간꾼이 되고 싶은 게 제 작은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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