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탐험 20년은 우리 국력의 결실”

  • 입력 2008년 2월 18일 02시 56분


“남극 세종기지 20년 됐어요” 세종기지에 근무하는 연구대원들이 17일 남극의 겨울에 대비해 월동장비를 킹조지 섬의 기지로 옮기고 있다(위). 홍종국 대장(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을 비롯한 21차 월동대원들 이 이날 세종기지 준공 20주년을 기념해 사진을 찍어 본보에 보내왔다. 사진 제공 세종기지
“남극 세종기지 20년 됐어요” 세종기지에 근무하는 연구대원들이 17일 남극의 겨울에 대비해 월동장비를 킹조지 섬의 기지로 옮기고 있다(위). 홍종국 대장(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을 비롯한 21차 월동대원들 이 이날 세종기지 준공 20주년을 기념해 사진을 찍어 본보에 보내왔다. 사진 제공 세종기지
《“남극은 미래의 희망이자 인류에게 마지막 남은 자원의 보고입니다. 극지 사업은 국가 미래 사업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더 많은 지원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윤석순(71·사진) 한국극지연구진흥회장은 17일 남극에 도착했다. 세종기지 준공 20주년을 맞아 현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국가 미래 걸린 극지연구 더 힘써야”

‘세종기지 20년’ 산파역 윤석순 한국극지연구진흥회장

세종기지는 20년 전인 1988년 2월 17일 남극 남셰틀랜드 군도의 킹조지 섬에 세워졌다. 윤 회장은 1985년 한국해양소년단연맹의 남극관측탐험단 단장으로 남극을 찾은 적이 있다.

한국은 이때부터 남극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남극조약 가입(1986년), 남극기지 건설(1988년), 남극조약 협의 당사국 지위 획득(1989년) 등 남극에서의 연구 역량과 국제적 지위를 꾸준히 높여갔다.

윤 회장은 남극에 가기 직전 동아일보와 e메일 인터뷰를 하면서 “20여 년에 걸친 한국의 남극 도전은 과학적 성과, 외교적 승리 지원, 자원 확보 기반 마련 등 수많은 성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세종기지 건설의 산파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극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없던 시절 국가 정책으로 채택되도록 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탐험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남극은 과학자만의 활동 무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남극에 가 보니 각국이 군대 등 국력을 총동원해 남극 개척에 나서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남극의 전략적 가치를 깨달은 윤 회장은 귀국 직후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게 보고한 후 남극 진출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강력하게 건의했다. 그의 끈질긴 설득이 없었다면 세종기지 건설은 그만큼 더 늦춰질 수밖에 없을 터였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남극에 세종기지가 완공돼 연구대원들이 파견됐다.

그는 남극의 중요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남극은 기회의 땅입니다. 또 지구 온난화와 자원 고갈 문제로 남극의 전략적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많은 예산을 써 가며 기득권 확보와 국제적 지위 향상을 위해 남극에 투자하고 있죠. 국가의 미래가 걸린 남극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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