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질환, 내시경 갑상선절제술로 눈에 띄는 목 흉터걱정 없이 치료 가능

  • 입력 2008년 2월 20일 11시 22분


서울 회기동에 거주하는 주부 박혜란(가명, 43세)씨는 요즘 들어 부쩍 짜증이 늘었다. 주위사람들에게 자꾸 짜증을 부리고 예민해지면서 본인도 더욱 피로를 느껴 매일 하루가 채 다가기도 전에 지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평소보다 식욕이 늘어 식사량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살이 찌기는커녕 오히려 몸무게가 줄어들었다.

박 씨의 경우 갑상선의 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되는 갑상선항진증의 대표적인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갑상선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관장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으로 전경부, 즉 목의 정중앙의 기도 앞에 나비 모양으로 위치하고 있다. 갑상선 종양은 갑상선 초음파 검사의 증가와 함께 젊은 여성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질환으로 대부분은 양성 종양이지만, 이중 일부는 발견 당시 갑상선 암으로 진단되기도 한다.

최근 주위 여성들이 검진을 통해 갑상선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수술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갑상선암은 현재 여성의 암 발생 순위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다행히도 사망률이나 치료 가능성으로 볼 때 위암이나 간암, 폐암, 대장암보다 그 위험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온순한 암이다. 게다가 조기검진확산과 진단기술 발전으로 조기 발견한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완치율을 상당히 높이고 있다.

갑상선암의 치료를 위해서는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 불가피하게 되는데 여성에게 있어서 가장 큰 걱정은 경부(목)의 정중앙에 횡으로 약 5~6㎝ 정도로 남게 되는 수술 절개창, 즉 흉터가 남는 것이다. 이로 인해 수술하기를 꺼리거나 수술을 받은 후에는 흉터가 큰 콤플렉스로 남아 의식적으로 목을 가리는 옷을 입거나 스카프나 목걸이 등으로 목의 흉터를 가리고 다니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에서 활발하게 진행되어 온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은 경부를 직접 절개하지 않고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겨드랑이나 유륜주위를 최소 절개해 목에 직접적인 흉터를 남기지 않고 갑상선을 제거하여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시술되는 방법은 양쪽 유륜(유두 주위 피부색깔이 진한 부분)과 겨드랑이를 이용한 접근법, 무기하 겨드랑이 접근법 등이 있다.

경희의료원 외과 최재영 교수는 “수술은 환자의 선호도와 갑상선 종양의 특징에 따른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혼용해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최 교수는 “과거의 갑상선 질환 수술은 종양의 완전제거와 기능의 보존에 초점을 맞췄지만 요즘에는 수술 기술이 발달하면서 종양의 완전제거는 물론 흉터를 최소화시키는 등 환자의 심리적, 미용적 요인까지 고려하고 있으며, 수술 후 젊은 여성 환자들의 만족도는 아주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무기하 겨드랑이 접근법은 갑상선의 어느 한 쪽의 크기가 큰 양성종양을 절제할 때 사용하고 있으며, 수술하고자 하는 쪽 겨드랑이에 4~5㎝ 절개를 한 후 전경부, 즉 갑상선이 위치하는 곳까지 피하터널을 만들고, 터널 속으로 카메라를 넣어 수술 시야를 확보한 후 여러 가지 내시경 기구를 이용하여 갑상선 절제술을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수술을 하면 수술 절개창은 전경부(목)에 남지 않고 겨드랑이 부위에 위치하게 된다.

양쪽 유륜과 겨드랑이를 이용한 접근법은 양쪽 유륜의 상방에 1㎝씩, 양쪽 겨드랑이에 0.5㎝ 씩 절개를 한 후 피하터널을 만들고 카메라와 내시경기구를 이용하여 갑상선을 수술하는 방법으로 이렇게 수술을 하면 흉터가 거의 남지 않게 되며, 남는다 하더라도 유륜과 겨드랑이에 작은 흉터만 남게 되어 타인에게 노출될 염려가 없다. 이렇게 내시경을 이용한 갑상선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는 아주 높은 편이다.

현재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는 환자들은 4~5㎝ 정도의 갑상선 양성 종양이 있어 목의 덩어리가 눈에 띄거나 1㎝ 이하의 경부 림프절 전이가 없는 갑상선 암환자에 적용이 가능하다. 단 전반적인 갑상선염이 있거나 출혈 소인이 있는 환자에게는 시행이 어렵다.

경희의료원 외과 고석환 교수는 “이런 제약들은 내시경 수술 술기의 발달과 기구의 발달로 극복되어질 것이며 그 적응증은 더욱 확대되어 앞으로는 대부분의 갑상선 절제술을 내시경으로 시행할 날이 올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도움말 ┃ 경희의료원(www.khmc.or.kr) 외과 최재영 교수, 고석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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