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화학성분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다는 조미료 광고를 본 적이 있습니다. 흔히 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조미료에는 몸에 좋지 않은 화학성분이 많이 들어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화학성분을 쓰지 않고 같은 효과를 내는지 궁금합니다.
감칠맛은 쇠고기-효모서
단맛은 양파 가열해 얻어
A :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조미료는 대부분 인공 합성 화합물로 이뤄져 있습니다. 주로 맛과 향을 내기 위해서지요. 감칠맛을 내는 데는 글루탐산나트륨(MSG)과 핵산이, 향을 내는 데는 인공 합성향이 사용됩니다.
최근 천연(자연) 조미료를 표방하고 있는 일부 제품은 이런 합성 성분을 100% 과감하게 배제하고 천연 재료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맛과 향을 내는 인공 화합물 대신 쇠고기, 각종 해산물, 양파, 마늘, 표고버섯 같은 천연 재료만을 쓴다는 겁니다.
문제는 인공 조미료만큼의 맛과 향을 어떻게 내느냐에 있습니다. MSG와 핵산 성분은 강한 감칠맛을 내기 때문에 그와 비슷한 맛을 내기가 좀처럼 힘들다고 해요. 이 때문에 일부 조미료는 MSG 성분만큼은 빼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천연 조미료가 합성 조미료에 가까운 맛을 내는 비결은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을 포함한 쇠고기 함량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해요. 글루탐산은 20가지 아미노산 중 하나입니다. 일반 조미료는 5∼8%가 정육 함량(쇠고기 첨가량)인 데 비해 천연 조미료의 경우 그 함량이 20%까지 올라갑니다. 감칠맛을 내는 또 다른 성분인 핵산도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대신 효모 같은 천연 성분에서 얻은 것이라고 합니다. 단맛은 설탕 대신 양파에서 얻습니다. 양파의 매운맛 성분인 메르캅탄은 가열되면 단맛을 냅니다.
하지만 향만큼은 천연 조미료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코끝을 자극하는 강한 음식향 성분을 추출해 이를 합성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음식을 끓일 때 강한 향을 풍기지 않는다는 겁니다.
의사들은 MSG가 자율신경계를 망가뜨리는 등 일부 사람에게 유해할 수 있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자연’ ‘천연’을 표방하는 조미료가 최근 주목을 받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식품안전 전문가들은 자연(천연) 조미료의 성분과 효능을 좀 더 엄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화학조미료처럼 각각의 성분이 인간의 유전자와 신경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전자조작농산물(GMO)이 재료로 사용될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한 예일 것입니다. 동시에 소비자에게는 조미료에 포함된 모든 성분과 함량 정보가 정확하게 제공돼야 하겠죠.
(도움말=대상 중앙연구소 성상욱 연구원, 인하대 의대 산업의학과 임종한 교수)
※독자 여러분이 일상에서 부닥치는 알쏭달쏭한 문제를 e메일(science@donga.com)로 보내 주세요. 매주 한 분을 선정해 답변해 드립니다. 과학기술 현안과 관련된 제보도 환영합니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