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2005년 파나마의 열대우림 지역에 사는 세팔로테스(Cephalotes)라는 개미의 서식 환경을 조사하다 배 색깔이 빨간 개체들을 발견했다. 그 중 일부를 채집해 배 속을 갈라본 결과 수백 개의 기생충 알이 관찰됐다. 이에 연구팀은 몸 전체가 검은 빛을 띠는 세팔로테스의 일부에서 배 색깔이 빨간 색으로 변하는 이유가 기생충과 관련된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 후 연구팀은 2년 동안의 연구 끝에 기생충이 새에서 개미로, 개미에서 다시 새로 옮기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성충 개미가 새끼 개미에게 새의 배설물을 먹이는 과정에서 몸 속으로 기생충이 들어가게 된다. 새끼 개미가 자라 어른 개미가 되면 기생충은 개미의 배 색깔을 빨갛게 바꾼다.
더들리 박사는 “나무에 주로 붙어사는 개미의 배가 빨갛게 바뀌면 ‘레드베리’라는 열매와 비교했을 때 크기나 색깔에서 구분이 힘들만큼 비슷해진다”며 “평소 개미를 전혀 먹지 않는 바나나퀴트, 임금딱새 같은 새들이 개미를 레드베리인 줄 착각하고 잡아먹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yps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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