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몽골 사막화 따라 발생 일수 급증
4월을 앞두고 ‘슈퍼급 황사’ 경계령이 내려졌다.
일반 황사(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400∼800μg)와 강한 황사 기준(m³당 800μg 이상)을 넘는 초강력 황사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초강력 황사는 2002년 4월 서울에서 나타난 적이 있다. 당시 관측된 수치는 m³당 2070μg이었다. 한동안 뜸했던 초강력 황사는 2006년 4월에 나타나 이틀 동안 각각 m³당 2321μg과 1410μg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초에도 m³당 1233μg의 농도를 기록한 적이 있다.
올해는 25일 현재까지 이런 황사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만큼 다음 달 강력한 황사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기상청은 전망한다.
황사는 주로 3∼5월에 한반도로 다가오지만 최근 들어 3, 4월에 집중되고 있다. 서울과 인천의 경우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황사의 3분의 2가 3, 4월에 집중됐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한국의 봄이 짧아지면서 5월이면 편서풍이 약화되며 빚어진 현상이다.
편서풍은 중국 북부 사막지대 등 황사 발원지에서 흙먼지를 싣고 한국으로 온다. 6∼10월에 황사가 아예 관측되지 않는 이유를 한반도 쪽으로 불어오던 바람의 방향이 바뀌기 때문으로 보는 전문가도 많다.
4월에 초강력 황사가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중국과 몽골 사막지대 등 황사 발원지의 면적이 넓어지면서 흙먼지 규모가 커지고 중국의 사막화가 한국과 가까운 동쪽으로 진행되는 점과 관련이 있다고 추정된다.
국립환경연구원의 반수진 연구사는 “사막화 방지 노력으로 일부 지역에서 사막화가 정체되거나 면적이 감소하기도 하지만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이것이 황사가 강력해지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사 발원지의 기후적 특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김승배 통보관은 “겨울철에 영하 30∼40도까지 내려간 중국 북부 사막지대의 토양이 2월부터 녹고 흙먼지로 변해 황사로 날아온다. 이 먼지가 3월 중순 이후 완전히 건조되므로 4월로 넘어갈수록 황사의 농도가 짙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황사 발생일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서울의 경우 2003년과 2004년에 각각 3일과 6일이었지만 2005년 이후 11, 12일로 크게 늘었다. 1990년대 연평균 7.7일이었던 서울의 황사 일수는 2000년대 들어 12.1일로 증가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00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산모가 공기 중의 미세먼지에 노출되면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태아는 50만여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