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프랭크 오펜하이머가 문을 연 과학관인 익스플로러토리움은 과학교육 측면에서 참 배울 점이 많은 곳이다. 물리학자이면서 과학교육에도 관심이 많았던 프랭크 오펜하이머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칠 때부터 실험활동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그는 유럽의 여러 박물관을 답사하면서 사람들이 직접 만지고 해볼 수 있는 핸즈 온(Hands-on) 과학관이 필요하다고 확신했다. 이렇게 탄생한 곳이 익스플로러토리움이다.
익스플로러토리움이 과학교육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조직구성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익스플로러토리움 조직은 크게 방문객을 위한 전시센터(Center for Public Exhibition, CPE), 학습자를 위한 교수학습센터(Center for Learning & Teaching, CLT), 박물관 협력 그룹을 위한 박물관 협력센터(Center for Museum Partenerships, CMP)로 구성돼 있다. 인원은 CPE가 약 150명, CLT가 약 140명, CMP가 약 50명이다. 조직구성만 보더라도 전시물 개발과 관람자의 학습과 이와 관련된 교수 활동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익스플로러토리움은 미국 내에서 전시물과 관련한 교육프로그램 연구와 개발에 핵심적인 역량을 갖고 있다고 평가돼 미국과학재단(NSF)의 지원을 받고 있다.
매년 미국 전역에서 온 1만명의 교사들이 익스플로러토리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웍숍에 참가하고 있으며, 매년 120명의 교사가 교사연구소 과정을 졸업하며 교사의 전문성을 얻고 있다.
교육을 위한 조직은 크게 교사 연구소(Teacher Institute, TI), 탐구연구소(Institute for Inquiry, IFI), 그리고 비정규 학습과 학교를 위한 센터(Center for Informal Learning, CILS)로 구성돼 있다.
TI 프로그램은 주로 주로 캘리포니아 지역 중고등학교 수학, 과학 교사들에게 과학내용과 교육학에 대한 워크숍을 제공한다. TI 교육프로그램은 여름 연수, 토요일 워크숍, 방과후 워크숍, 안식연수 프로그램, 신규교사 프로그램, 리더십 프로그램 등이 있다. TI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학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학교나 지역 교육청에서 특별 연수를 요청하면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기도 한다.
CILS는 익스플로러토리움이 산타크루즈 대학, 런던 킹스칼리지와 공동으로 2002년 발족시킨 센터다. CILS는 교육자, 과학자, 박사과정, 박사후연구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CILS는의 목표는 박물관, 아쿠아리움, 과학관 같은 비정규 학습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하고 학교 같은 정규 교육기관과 연결시킬 수 있는 전문적인 인력을 양성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양보다 질이 우선하지만 과학관에서 관람객 숫자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번 가보면 더 갈 필요를 못 느끼는 과학관이 아니라 보고 또 보고, 오고 또 오는 과학관이 되려면 학교 정규 학습과 연결돼야 한다고 믿는 것이 익스플로러토리움의 전략인 셈이다. 학교 교사가 과학관을 과학교육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미리 교육함으로써 교육과정에 자연스럽게 과학관을 연계시킨다는 말이다.
단체 관람으로 과학관을 찾은 학생들은 과학관의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고 지도교사는 한쪽에서 차를 마시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익스플로러토리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과학관에 오기 전에 과학관에서 과학관을 방문한 뒤에 학생들의 과학관 방문을 어떻게 학습과 연계시킬지 고민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우리 선생님들의 모습이 되길 기대해본다.
장경애 과학동아 편집장 ka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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