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래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15일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열린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조찬모임에서 “현재 과학의 날인 4월 21일을 일제강점기 과학데이로 지정한 4월 19일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과학의 날은 1967년 4월 21일 과학기술처가 생긴 날을 기념해 지정됐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과학기술부가 교육과학기술부로 통폐합되면서 기념할 주체가 사라진 셈이다. 박 교수는 과학문화 전통을 재발견하는 의미에서 과학의 날을 4월 19일로 바꿀 것을 오래 전부터 주장해 왔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이 박 교수의 주장에 새로운 계기가 됐다.
과학데이는 1934년 4월 19일 국내 과학대중화운동의 선구자인 김용관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용관은 경제적 자립으로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나려 했던 우리 민족에게 과학기술의 힘이 간절하다고 생각했다.
뜻을 같이 한 각계 지도자들은 당시 진화론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다윈의 서거일 4월 19일을 과학데이로 정했다. 대대적인 행사와 홍보를 거듭해 가던 과학데이는 민족운동임을 간파한 일제의 방해로 5년만에 중단됐다.
박 교수는 “정체성과 역사성이 사라진 4월 21일 과학의 날은 작년으로 끝났다”며 “우리 과학문화의 전통을 되새겨 민족과학정신을 이어받자”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 장홍태 사무관은 “기존의 과학기술부가 편제상 교육과학기술부로 통합됐지만 과학기술에 대한 역할은 동일하다”며 “과학데이의 상징성은 인정하지만 과학의 날 역시 41년간 지속되면서 충분한 역사적 의의를 지닌다”고 답변했다.
이재웅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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