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술단체들이 세계적 수준의 학술지 발간과 연구 인프라 구축을 위해 14일 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 대강당에서 ‘국제학술지협의회’를 창립했다.
그동안 국내 연구자는 미국의 학술정보회사인 톰슨 사이언티픽이 선정한 우수 학술지에 논문을 실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업적을 평가할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톰슨 사이언티픽이 분류한 ‘과학논문인용색인(SCI)’이나 ‘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SSCI)’, ‘예술및인문학논문인용색인(A&HCI)’에 등재된 학술지에 논문을 실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학술지 가운데 톰슨 사이언티픽에 등록된 것은 모두 35개. 분야별로는 과학기술 29개, 사회과학 5개, 인문학 1개다. 하지만 국내학술지는 해외 연구자에게 인지도가 낮아 우수한 논문을 실어도 잘 읽히지 않고 인용되는 경우도 적었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국내에 SCI급 논문이 있더라도 해외학술지에 논문을 싣고자 노력한다. 결국 국내학술지의 위상은 축소되고 연구자는 해외학술지를 선호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해 11월 일부 학술단체들이 학진에 협의회 구성을 제안했다. 국내 학술단체들이 세계적 수준의 학술지로 도약하기 위해 추진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공유할 네트워크가 필요했던 것이다.
협의회 창립에 참여한 대한전기학회 박종근 부회장(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은 “협의회의 1차적인 목표는 국제학술지를 100개 정도로 늘리는 일”이라며 “앞으로 국내 학술단체들은 협의회를 통해 학술지 발간을 위한 영문교정이나 출판사 선정, 피인용도를 늘리는 전략 등을 공유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국민의 세금으로 투자해 얻은 연구 성과는 해외학술지가 아닌 국내학술지의 가치를 높이는데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금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symbio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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