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다리를 보면 간혹 울퉁불퉁하게 혈관이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증상을 ‘하지정맥류’라고 한다. 정맥을 통해 올라가는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다리의 판막이 망가져 피가 고이는 현상이다. 하지정맥류는 유전적 요인이 크며 호르몬 변화, 비만, 임신, 간 경화나 심장병 등도 원인이다.
하지정맥류는 병의 진행과정이 늦고 아프지 않기 때문에 방치하기 쉽다.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둘 경우 환부의 색이 퍼렇게 변하고 궤양, 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해지면 퇴행성관절염이 생기거나 다리의 혈액순환 장애를 초래하여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부모님이 자주 다리가 무겁고 쥐가 나며 조금만 오래 서 있거나 걸어도 심하게 아프고 저린 증상을 호소한다면 하지정맥류가 아닌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이런 증상과 함께 다리 혈관이 튀어나와 있으면 하지정맥류 전문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정맥류 치료는 문제가 생긴 혈관에 경화제를 주사해 혈관을 굳고 오그라들게 만드는 혈관경화요법이 대표적이다. 혈압이 높거나 당뇨, 알레르기가 있으면 경화제에 경미한 과민반응을 보일 수 있다.
만약 직경 4mm 이상의 굵은 혈관이 튀어나올 정도로 심하면 레이저를 이용해 제거하기도 한다. 평소 같은 자세로 너무 오래 있지 말고 한두 시간에 한번씩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덜 짜게 먹고 섬유소가 많은 곡물, 야채, 과일을 많이 먹어 혈액순환을 좋게 하면 하지정맥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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