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학교 2학년 최미라(가명·14·서울 송파구 문정동) 양은 갈색 컬러 콘택트렌즈를 인터넷을 통해 샀다. 모아놨던 용돈 1만5000원을 렌즈를 사는 데 썼다. 컬러렌즈는 일반 렌즈의 표면을 갈색, 파란색 등으로 코팅한 것으로 눈동자 색깔을 다양하게 바꿔주고 눈동자의 윤곽선을 또렷하게 해준다고 해서 여학생 사이에 인기가 높다. 여러 세트의 컬러렌즈를 장만해서 그날의 패션과 기분에 맞춰 바꿔 착용하기도 한다. 테두리 부분을 주로 검은색으로 코팅한 서클렌즈도 눈동자가 커 보인다고 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미용렌즈 사용이 각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컬러렌즈와 서클렌즈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성인 여성이 주로 착용했지만 최근에는 중학생과 초등학교 여학생이 주요 사용자층이다. 가격대도 1만∼3만 원으로 비교적 싼 편이다.
그러나 미용렌즈는 대부분 전문의의 처방 없이 유통되는 데다 코팅 과정에서 렌즈 표면이 거칠어진 경우가 많아 각막에 손상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정기적으로 청소년의 무분별한 미용렌즈 착용을 경고하며 올바른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담은 홍보물을 제작해 교육청과 학교에 배포하고 있다.
일부 학생은 미용렌즈를 친구와 돌려쓰기도 한다. 렌즈를 여러 사람이 사용하면 결막염, 각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장기적으로 시력을 해칠 수도 있다.
최 양은 나름대로 사용수칙을 잘 지키는 편이어서 눈에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그러나 중학교 3학년 김영미(가명·15) 양은 컬러렌즈를 낀 지 3일 만에 문제가 생겼다. 처음에는 눈이 뻑뻑한 느낌이 들더니 눈곱이 끼고 눈이 충혈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눈 전체에 극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결국 대학병원 안과를 찾아갔다.
검사 결과 시력이 0.8에서 0.6으로 떨어졌다. 각막에 상처도 나 있었다. ‘외상성 각막염’으로 의사는 김 양에게 바로 치료용 렌즈를 착용하도록 하고 눈에 항생제 안약을 넣어줬다. 이런 치료와 함께 진통제를 5일간 먹었더니 각막의 상처는 거의 사라졌다.
의사는 “병원에 조금만 더 늦게 왔더라면 각막 치료가 힘들 뻔했다”고 말했다. ▽예쁘게 보이려다 눈 망칠 수 있어=10대 여학생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임시 쌍꺼풀 만들기’도 눈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볼펜, 핀 등으로 눈두덩에 쌍꺼풀 라인을 그리거나 풀로 피부를 붙이다 보면 피부에 화상을 입거나 결막이 찢어지는가 하면 접착제가 눈에 들어가 병원을 찾기도 한다. 오랜 기간 이 같은 방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눈꺼풀이 심하게 처져 교정 수술을 받기도 한다.
연예인 지망생 등 일부 청소년은 ‘눈빛’을 성형하기도 한다.
눈의 흰자위에 검은 반점이 있거나 만성적인 충혈증세를 보이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쓰이던 결막절제술이 ‘맑은 눈을 만들어준다’고 광고하는 일부 개인병원에서 눈 미백 성형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지고 있다. 가격은 200만 원 정도 든다.
그러나 대한안과의사회는 지난달 23일 “눈 미백은 정상적 절차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는 의견을 발표하는 등 의학계에서도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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