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해도 매력있는 우주 당장 태워주면 또 가고파”

  • 입력 2008년 5월 15일 02시 58분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씨가 14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엽서를 건네고 있다. 이종승 기자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씨가 14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엽서를 건네고 있다. 이종승 기자
■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씨 활동 재개

걸을 때 여전히 불편한 기색… “많이 좋아져”

‘단순참여’ 논란엔 “러 동료들, 크루라 불러줘”

지구 귀환 후 2주 동안 치료를 받아왔던 이소연 씨가 14일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출근해 공식 일정을 재개했다.

항우연 연구원인 이 씨는 이날 오전 9시 15분경 충북 청원군 공군 항공우주의료원(항의원)에서 퇴원한 뒤 오전 10시경 항우연으로 출근해 백홍렬 원장을 접견하고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다.

항우연 관계자와 함께 검은색 SM5 승용차에 탄 채 정문에 모습을 드러낸 이 씨는 감청색 우주복 차림으로 건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 대신 웃음만 지어 보였다.

하지만 허리 등의 통증 때문인지 걷는 데 여전히 불편해했으며 계단을 오를 때에는 난간을 붙잡기도 했다.

이 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빈틈없이 치료를 받았다”며 “당분간 치료는 계속 받아야겠지만 그동안의 치료로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러시아에서 귀국한 이 씨는 지구 귀환 당시 소유스 TMA-11 귀환 모듈이 지면과 충돌할 때 받은 충격으로 허리통증을 호소해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항의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이 씨는 이후 모교인 KAIST를 방문해 서남표 총장과 환담한 뒤 학교 측이 마련한 간단한 기념행사에 참석했으며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이 씨는 “힘들고 위험하고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우주 비행이지만 사람을 끄는 곳이 바로 우주”라며 “(우주선에) 당장 태워주면 또 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귀환 도중에 탄도 비행을 했으나 별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며 “귀환 당시 착륙 위치에 있어 충격이 컸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다시 우주에 간다면 그때에는 우주선 창문에서 한국을 여유 있게 바라보며 사진도 찍고 지구에 전할 메시지도 만들고 싶다”며 “앞으로 KAIST 졸업생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또 ‘단순 비행참여자’란 논란과 우주비행에 큰 비용을 치렀다는 지적에 대해 “러시아 동료들이 ‘크루(crew·승무원)’로 인정했고 그렇게 불러줬다”며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차를 타보고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을 만드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을 접견한 이 씨는 18일 러시아로 출국한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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