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의 통합추진을 공식 협약한 ICU가 28일로 10살 생일잔치를 열었다. ICU는 이틀 후인 30일에는 이사회를 열고 통합논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10살 생일을 전후해 ‘학교 폐지’를 논의하는 것이다.
양 교의 통합은 이미 결정된 사항. 하지만 ICU가 10년간 쌓아온 역량만큼은 반드시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ICU는 국내 대학 최초의 1년 3학기제 도입. 모든 전공과목의 영어수업 등 교육혁신을 주도해 왔다. 또 전학년 장학금 지급 등을 통해 수능성적 상위 1%대 학생들을 유치하고 ‘소수정예의 특화 교육’을 진행해 왔다.
연구성과 역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기준 대학원생 1인당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발표 실적은 1.56건을 기록, 세계 100대 대학 순위권인 미국 카네기멜론대의 1.43건, 싱가폴국립대의 1.49건보다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회 논문발표 실적 또한 2006년 기준 1.41건으로 KAIST(1.03건), 서울대(0.9건), 포스텍(0.43건)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0년간 공학박사 85명, 경영학박사 6명, 공학석사 787명, 경영학석사 175명 등 125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대학원에 진학한 423명 이외의 졸업생들은 매년 평균 3개 이상의 기업체나 연구소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다.
학교 자체 조사에 따르면 졸업생의 44.6%(370명)가 국내 IT관련 대기업과 IBM 등 글로벌기업에, 38.5%인 320명이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ADD(국방과학연구소), 벨연구소 등 국내외 연구기관과 정부·교육기관에, 그리고 16.9%인 141명이 중소·벤처기업에서 활동 중이다.
교수진 역시 차별화된다. 평균연령 46세로 젊은 편이며, 교수 10명중 8명이 국내외 국책·민간연구소, 대기업 등 업무를 겸직하고 있다. 2005~2006년 각각 교수 1인당 특허출원건수(1.83건)와 기술이전건수(0.21건) 1위를 기록했다.
이런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은 국내보다 해외에서도 높다. 일본정부는 ICU를 벤치마킹한 특성화 대학 설립을 추진 중이며, 알제리와 리투아니아 정부 등이 자국에 ICU 분교설립을 요청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국내대학 사상 최초로 오만의 유일한 국립대학교인 술탄카부스대학교에 IT강좌를 온라인으로 실시간 수출하는 등 호평받고 있다. 현재 사우디의 킹 사우드대학교를 비롯, 카타르대학교, 터미 토브경제공학대학교, 리투아니아 빌니우스대학교와도 IT단기 및 정규강좌 수출을 협의 중이다.
ICU는 이번 협약에 따라 앞으로 ‘KAIST IT 컨버전스 캠퍼스(가칭)’로 이름을 바꾸고 부총장 체제로 운영된다. 한 ICU 졸업생은 이번 통합에 대해 “10년간 쌓아온 ICU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갔으면 한다”며 “독립적인 학과 운영권한을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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