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대학의 통합은 이미 결정됐다. 10주년 기념식이 즐겁지만 않았지만, ICU를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ICU(한국정보통신대학교) 10주년 기념식에 참가했던 관계자가 밝힌 심정이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ICU 통폐합은 과학계 논란거리 중 하나였다. 대학 지원금 출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정치적’목적의 통폐합이었다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학내에서도 지금까지‘아쉽다’는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는 이유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내부에서도 “우리가 ICU와 통합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일어왔다. 지난 3월에는“통합에 250억원 이상이 소요된다”며 ‘통합 무산’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통합을 통해 양 교가 얻는 것도 적지는 않다.
서남표 총장을 필두로 교수·학생숫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고자 하는 KAIST 입장에서 안정적으로 ICU의 우수한 학생과 교수진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KI(KAIST Institute: 카이스트 연구소) 체제로 전환하고 ‘융복합연구’에 주력하고 있는 입장에선 IT 특화 대학인 ICU의 참가가 연구 활성화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8개 연구소로 구성된 KI는 어느 분야에서도 IT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ICU가 얻게 되는 것 중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재정지원이다. 과거 ICU는 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왔으나 ‘사립대학교가 지속적인 국가지원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여론에 따라 통합이 논의돼 왔다. KAIST로 흡수되며 정식 ‘국립대학’일원으로 변모하는 만큼 이같은 약점은 일소될 전망이다.
이혁재 ICU 총장직무대행도 10주년 기념식에서 “ICU의 변화를 위해서는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의 정책 방향을 따라가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통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국내 최대 이공계 대학인 KAIST와 한 배를 탄만큼, 순수과학기술 분야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 ICU 관계자는 “운영여부에 따라 ICU만의 특성화 역량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며 “통합이 진행되더라도 양교의 장점을 살리는 방안을 최대한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대행은 “우리학교는 10년간 대학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왔다”면서 “IT기술을 통해 융복합시대를 선도하는 세계 최고의 교육·연구기관으로 거듭나겠다.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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