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아산병원 건강강좌가 탄생하게 된 데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고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노력이 컸다.
초대 서울아산병원 이사로 취임한 김 회장은 정 회장과 얘기를 나누던 중 일반인을 위한 건강정보가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동아일보와 아산병원이 힘을 합쳐 건강강좌를 여는 것이 좋겠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면서 건강강좌가 탄생하게 됐다.
첫 강좌는 1989년 7월 홍창기 전 서울아산병원 병원장이 '우리는 왜 의사를 찾아 가는가'라는 주제로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242명의 전문의가 강사로 나서 각종 질병 예방과 치료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 왔다.
강의 때마다 평균 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지금까지 연인원 10만 명이 강의를 들은 것으로 집계됐다.
동아일보-아산병원 건강강좌는 부정확한 의학 정보가 난립하는 가운데 정확한 질병의 이해와 치료법, 예방법 등을 소개함으로써 질병의 예방과 조기진단이라는 사회적 기능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좀 더 많은 사람에게 강좌 참석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9년 동안 계속 무료로 진행되고 있으며 강좌 개최 장소도 참석자들이 찾기 쉽도록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지금과는 달리 건강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던 1990년대 초반에는 동아일보-아산병원 강좌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흡연 관련 강의를 했던 고윤석 호흡기내과 교수는 "병원 강좌 뒤에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또 한번 강의를 해야 할 정도로 참석 희망자가 많았다"면서 "강사로 나선 의사들이 질병을 알기 쉬우면서도 깊이 있게 설명해줘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회고했다.
강좌는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총 2시간의 강의 중 절반인 1시간을 질의응답에 배정해 참석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중점을 뒀다.
강좌에 참석했던 김인수(57) 씨는 "병원에 가면 진료 시간이 너무 짧아 의사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는데 이 강좌에서는 의사와 1대 1로 대응하며 질문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어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 수 있었다"면서 "지금까지 50회 이상 강좌를 참석해 '강좌 매니아'가 됐다"고 말했다.
아산병원은 "올해 2∼5월 강좌 참석자 3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1%가 서울·경기 지역 거주자이고, 나머지 29%는 비행기나 열차를 타고 참석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조사에서 '동아일보-아산병원 건강강좌가 평소 건강관리에 얼마나 유익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98.2%인 387명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서울아산병원은 200회를 기념해 암을 심층 해부하는 '한국인이 잘 걸리는 6대 암 릴레이 특강'을 마련했다.
200회 특강은 6월 12일, 19일, 26일 등 매주 목요일 오후 1~5시 실시된다. 12일에는 전립선암과 신장암, 19일에는 부인암과 유방암, 26일에는 폐암과 대장암에 대한 강좌가 열린다. 장소는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대강당이다. 병원 측은 이번 특강 참석 인원이 3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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