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이 되면 노화는 가속된다. 피부 각질 형성세포의 분열 능력이 떨어지고 피부 구성물질인 탄력섬유의 수와 길이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피부 면역세포의 수도 줄어들어 자외선에 대한 방어력도 약해진다. 기미나 검버섯 등의 형태로 색소 침착이 생겨 피부색이 칙칙하게 변하기도 한다.
50대 이후 폐경기에는 호르몬에 변화가 생기면서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는 수분이 줄어 주름이 심하게 생긴다. 심한 주름은 늙었다는 인상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이다.
피부 노화의 속도를 늦추려면 햇빛이 강한 날 자외선 차단제와 아이크림을 바르면 좋다. 또 물을 많이 마시고 꾸준히 비타민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비타민은 피부탄력을 유지하고 색소 침착을 예방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 A, B, E는 피부 노화를 촉진하는 유해 산소를 차단해준다. 음식 중에는 콩이 좋다. 콩은 피부재생을 돕고 수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올바른 미용습관도 주름을 막는 데 중요하다. 마사지를 할 때는 크림을 충분히 바른 후 가볍게 문지르도록 한다. 클렌징을 하거나 각질 제거를 할 때는 자극적인 화장품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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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가혈피부재생술의 원리
예방을 소홀히 해서 이미 노화가 진행 중인 피부를 어느 정도 복원하는 방법은 없을까?
혈액으로 피부 세포의 생성을 촉진하는 ‘자가혈피부재생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이 시술법은 다른 사람이 아닌 환자 자신의 피를 빼내 활성화한 다음 특정 부위에 다시 주입함으로써 노화된 피부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자가혈피부재생술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먼저 환자의 피 15∼22cc를 채혈한다. 이는 건강검진을 받을 때 채혈하는 정도의 양이다. 이 혈액을 혈소판분리시험관에 담아 혈소판을 추출한 뒤 칼슘 또는 트롬빈을 넣어 활성화시킨다. 이 피를 피부에 다시 주입하면 활성화된 혈소판이 줄기세포를 끌어들여 콜라겐이나 엘라스틴 등의 탄력섬유세포를 생성시킨다. 생성된 탄력세포들은 분화·성장하면서 피부를 재생시킨다.
수많은 성장인자가 들어있는 혈소판을 활성화시킨 혈장(PRP·Platelet Rich Plasma)이 치료법의 핵심이다. 자가혈피부재생술은 PRP를 이용해 피부를 ‘회춘’시키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 혈액에서 추출한 혈소판을 이용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나 알레르기 반응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자가혈피부재생술은 1970년 미국에서 개발됐다. 초기에는 임플란트를 심거나 뼈를 이식할 때 사용되었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는 화상을 치료하거나 당뇨로 괴사된 피부를 치료하는 데에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근 미용성형 분야에도 적용되면서 활용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일본에는 1년 전 도입돼 인기를 끌고 있다.
○ 드림PRP, 볼륨감-주름개선-미백의 효과
드림성형외과는 ‘드림PRP’란 이름으로 자가혈피부재생술을 시술하고 있다. 보통 시술을 받은 지 2주에서 한 달 정도가 지나면 효과가 나타난다. 세포들이 성장하면서 피부에 마치 살이 오른 듯이 살짝 통통하고 탱탱해진 느낌이 온다는 것(그래픽 참조).
드림PRP의 특징은 한 번의 시술로 필러(공간을 채워 원하는 형태를 만드는 물질) 시술의 장점인 볼륨감 형성과 주름개선, 그리고 레이저시술의 장점인 미백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가격 면에서는 필러와 레이저시술을 각각 따로 받는 것보다 저렴하다. 생성된 피부탄력세포가 흡수되어 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술효과는 1∼2년 지속된다.
세포가 자라나면서 피부의 움푹 파인 곳을 채워나가는 원리이므로 다크서클과 눈 밑 주름, 입술 주변의 쪼글쪼글한 주름, 팔자주름, 이마주름, 목주름 등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 또 보형물이나 이물질이 아니라 피부탄력세포를 주입한 것이기 때문에 세포들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외형상 울퉁불퉁하게 보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 만졌을 때에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드림성형외과 김현석 원장은 “수술을 두려워하거나 합성물질을 사용하는 시술을 꺼리는 여성들에게 적합한 시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국제피부노화학회(IMCAS)에서 드림PRP의 효과와 시술 전후 사례를 발표할 예정.
드림PRP는 지혈, 살균, 세포분열 촉진 등의 기능을 하는 혈소판이 주 재료. 안면거상술이나 유방성형 같은 수술과 병행할 경우 활성화된 혈소판이 지혈작용을 해 출혈을 줄이거나 수술부위가 빨리 아물도록 하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또 지방이식과 함께 시술할 경우 지방세포의 생착률을 높이고 이식효과를 지속시키기도 한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자가혈피부재생술 vs ‘쁘띠성형’▼
필러와 보톡스는 이른바 ‘쁘띠성형’의 대표 격이다. 쁘띠성형에서 ‘쁘띠(petit)’란 프랑스어로 ‘작은’ 또는 ‘귀여운’이란 뜻. 비교적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성형이란 의미로 쓰이는 쁘띠성형은 일본을 통해 국내로 들어와 2000년대 초반부터 인기를 끌었다.
쁘띠성형은 신체에 칼을 대지 않고 주사기를 이용해 물질을 주입하는 성형을 주로 일컫는다. 필러는 주름이 움푹 파인 곳을 채워 원하는 형태를 만드는 방법이며, 보톡스는 주름을 만드는 근육을 마비시켜 주름을 없애는 시술이다. 모두 절차가 간단하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지는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또 피부 자체에 탄력을 주거나 피부 톤을 맑게 해주지도 않는다.
자가혈피부재생술은 이런 쁘띠성형의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한 시술법이라고 할 수 있다. 주름을 메워주고 탄력을 높여주면서 피부 톤을 맑게 하는 레이저 피부치료의 효과도 나타난다. 레이저 치료와 달리 일정 기간 여러 번 시술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자가혈피부재생술은 필러 시술보다 가는 바늘의 주사기를 이용해 통증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신경마취를 한 뒤 시술하는 게 일반적이다. 뽑은 혈액에서 혈소판을 분리하고 이를 활성화하는 과정에는 고가의 전용분리기가 필요하므로 병원에 해당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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