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3G통신 전분야서 경쟁력… 새 활로 모색”
4년 전부터 중국 통신시장 진입에 공을 들여온 SK텔레콤이 최근 중국 이동통신 산업의 급격한 재편으로 중대 기로에 섰다.
SK 측이 합작사인 차이나유니콤(中國聯通)과 함께 추진해 온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이동전화 사업 면허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갑자기 다른 회사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 측은 올해 말까지 완료될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 변화를 지켜보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상황이다.
○지각변동… 6개사가 3개사로
지난달 24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재정부, 공업정보화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통신체제개혁 강화에 관한 공고’는 현재 6대 통신업체를 앞으로 3개사로 통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 최대 이동통신 업체인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은 유선전화 업체인 차이나톄퉁(中國鐵通)을 인수하고, 2대 이동통신 업체인 차이나유니콤은 차이나넷콤(中國網通)과 합병한다. 중국 최대 유선통신 업체인 차이나텔레콤(中國電信)은 차이나샛콤(中國衛通)을 인수하고 차이나유니콤으로부터 CDMA 사업권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구조조정은 유무선 통신의 융합에 따른 종합통신 사업자를 육성하고 차이나모바일의 독점적 구조에 따른 시장 왜곡을 바로잡겠다는 것이 취지다.
중국은 3세대(3G)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3개사를 유선전화와 이동통신, 브로드밴드의 라이선스를 보유하는 종합통신 사업자로 키우는 한편 3G의 표준기술을 하나씩 허가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차이나모바일엔 TD-SCDMA(시분할연동 CDMA)를, 차이나유니콤엔 WCDMA(광대역 CDMA)를, 차이나텔레콤엔 ‘CDMA 2000’을 각각 허가할 예정이다.
여기엔 현재 5억5917만 명의 중국 이동통신 가입자 가운데 70.1%인 3억9214만 명을 확보해 단연 1위인 차이나모바일의 독점적 지위를 제한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SK텔레콤 “날벼락이지만 위기가 기회”
SK텔레콤은 이 같은 구조조정에 난감한 표정이다. 이 회사는 2004년 2월 차이나유니콤과 무선인터넷 합작사(UNISK)를 설립하고 2006년 6월 총 10억 달러 규모의 차이나유니콤 전환사채를 매입해 이듬해 9월 주식으로 전환하는 등 통신 사업 전반에 걸쳐 차이나유니콤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어 왔다.
그러나 차이나유니콤이 차이나넷콤을 합병한 결과 당초 갖고 있던 6.7%의 차이나유니콤 지분이 3.8%로 줄어든 데다 주요 제휴사업이었던 CDMA 부문도 다른 회사로 넘어갔다.
이뿐 아니라 차이나넷콤의 제휴사인 스페인의 최대 이동통신 업체 텔레포니카가 3.1%의 지분을 갖고 차이나유니콤에 들어와 SK텔레콤은 다른 외국합작사와도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SK텔레콤은 CDMA 외에도 한국 내에 이미 WCDMA의 사업기반을 갖고 있고 TD-SCDMA 분야의 운영 경험도 있는 만큼 중국 통신시장의 구조조정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편으로는 차이나유니콤과의 제휴를 통해 이동통신 서비스 합작을 확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난해 2월 베이징(北京)에 설립한 ‘한중 이동통신서비스개발센터’ 등을 통해 중국과의 기술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석환 SK텔레콤차이나 사장은 “SK텔레콤은 중국이 허가한 3개의 3G 이동통신 표준기술에 대해 모두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번 구조조정은 SK텔레콤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