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척추 차렷! 성적 쑥쑥!

  • 입력 2008년 6월 30일 02시 57분


허리가 구부정하면 집중-기억력이 뚝뚝 떨어진대요

《# 장면 1

“넌 어떻게 된 애가 책상에 10분을 못 앉아 있니!”

두 아들을 둔 주부 이혜란(가명·49) 씨는 고교 1년생 아들(16)만 보면 소리를 지른다. 진득하게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책상에 앉으면 온몸을 비틀기 시작한다. 손으로 한쪽 턱을 받치다가 나중엔 아예 반쯤 엎드린다. 결국엔 졸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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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2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 씨의 아들은 산만하다며 꾸짖는 엄마가 야속하기만 하다. 공부하려고 책상 앞에 앉으면 집중하기가 힘들어진다. 의자에 앉은 지 몇 분만 지나면 허리가 아프다. 허리가 안 아픈 쪽으로 방향을 틀어 보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차라리 한쪽으로 몸을 기대고 있거나 엎드리는 게 편하게 느껴진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든다.》

목 어깨 등 압박, 산소공급 줄어 뇌신경 제 역할 못해… 방치땐 S자 - C자 허리로 악화

요즘 아이들은 학교, 학원,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낸다. 장시간 앉아 있으면 허리에 무리가 간다. 자연스레 구부정하고 삐뚤어진 자세가 된다. 잘못된 자세가 장기간 계속되면 등과 어깨는 거북이 등처럼 휘고 목은 앞으로 ‘쑥’ 빠져나온 자라목이 된다. 두뇌활동이 활발해야 할 시기지만, 잘못된 자세는 집중력과 기억력 감퇴를 가져와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자녀가 유난히 집중을 못하고 산만하다면 아이의 앉은 모습을 눈여겨보자. 잘못된 자세 교정만으로도 아이의 건강을 지키고 학습능력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잘못된 자세, 집중력과 기억력을 떨어뜨린다

잘못된 자세는 허리 등 어깨 목에 가장 나쁜 영향을 끼친다. 차츰 허리가 아프고 목과 어깨가 결려 온다.

특정한 자세로 통증이 느껴지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반대 방향으로 자세를 취하게 된다. 책을 보거나 컴퓨터를 할 때처럼 잘못된 자세를 장시간 취하면 아이들은 몸을 이리저리 비틀게 된다. 산만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구부정한 자세는 몸의 근육을 경직시켜 어깨와 뒷목이 수시로 결리고 뻐근해지는 근막통증증후군도 가져온다. 목의 혈관을 압박해 뇌로 가는 산소량이 줄기도 한다. 뇌신경 세포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구부정한 자세는 목뼈의 변형까지 가져와 두통과 만성피로의 원인이 된다. 심하면 목 디스크까지 유발한다. 심지어는 내장기관까지 위축시킴으로써 소화불량, 급체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청담여성한의원 청소년자세클리닉 맹유숙 원장은 “잘못된 자세는 거북이 등처럼 굽은 어깨와 등을 만드는데, 이것이 만병의 근원”이라면서 “앞뒤 혹은 좌우로 휜 척추를 추나요법으로 바로잡으면 자세가 교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부정한 자세로 고개를 숙인 채 책을 읽으면 ‘코 막힘’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공기 흐름이 원만하지 못해 호흡이 편치 않아지고 콧속 이물질도 제대로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코 질환 전문병원인 하나이비인후과 이상덕 원장은 “코 막힘과 축농증을 앓는 학생들은 공부할 때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럴 때는 코 막힘과 축농증을 치료하는 한편 평소 책 받침대를 이용해 책의 위치를 높임으로써 고개를 너무 숙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 방치하면 척추측만증과 허리디스크 불러

자세에 따라 허리가 받는 부담은 달라진다. 똑바로 서 있을 때 허리가 느끼는 부담을 100이라 할 때, 상체를 숙이면 부담은 150으로 늘어난다.

의자에 반듯이 앉아 있을 때도 상체를 숙이면 140에서 185의 압력을 받게 된다. 척추는 앉으나 서나 일단 구부리면 반듯한 자세보다 1.5배 부담을 더 받는다.

잘못된 자세를 오랫동안 방치하면 허리가 ‘S’자 혹은 ‘C’자로 휘는 ‘척추측만증’이 발생한다. 심하면 요통과 좌골신경통을 일으키는 ‘허리디스크’에 걸릴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이 지난해 서울 13개구 초중학교 11∼14세 학생 7만 5357명을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가 9.1%에 달했다. 이는 2002년 2.86%에서 5년 만에 3배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요즘엔 취학 전부터 컴퓨터를 하거나 공부를 많이 하는 아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척추측만증의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어릴 때 잘못된 자세 습관이 초등학교와 중고교로 올라가면서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의 휜 각도가 10∼20도면 자세 교정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20∼40도라면 전문적인 치료와 함께 골격 성장이 끝날 때까지 보조기를 착용해야 한다. 50도 이상이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척추질환 전문 나누리병원 장일태 원장은 “이미 육안으로도 몸이 휘어진 것이 보이거나 허리에 통증이 느껴지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면서 “아무리 좋은 자세도 20분 이상 유지하면 척추와 주변 조직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시로 기지개를 켜고, 목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50분 공부하고 나면 5∼10분 쉬면서 책상과 의자를 이용해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

○ 생리통, 생리불순, 비만의 원인

잘못된 자세로 골반이 비뚤어지면 몸 안 장기에도 이상이 생긴다. 특히 자궁과 난소가 압박을 받아 제자리에 있지 못하면서 여성호르몬의 밸런스가 흐트러져 생리불순과 생리통이 생기기도 한다. 어른이 돼서도 생리통과 생리불순을 호소하는 여성이 많은데, 이 중 대부분은 고등학교 때부터 증상이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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