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받기 전 BS 받으세요

  • 입력 2008년 7월 1일 02시 58분


프리미엄 가전업계 ‘체험 마케팅’ 앞다퉈 도입

《‘AS(After Service)가 아니라 BS(Before Service)로 승부한다!’ 최근 국내외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매에 앞서 고객들이 제품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고객들에게는 고가(高價)의 가전제품을 직접 써보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로, 기업들에는 자사(自社)의 제품 경쟁력을 입증해 보일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체험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

영화 마니아 김준수(37) 씨는 최근 덴마크의 명품 홈엔터테인먼트 기업 ‘뱅앤올룹슨’의 제품 체험 프로그램을 활용해 마음에 쏙 드는 홈시어터를 고르는 데 성공했다.

김 씨는 먼저 뱅앤올룹슨이 전국 10개 매장에 운영하고 있는 제품 체험공간 ‘베오리빙룸’을 적극 활용했다.

웹사이트(www.bang-olufsen.com)나 전화로 예약을 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이곳에서는 TV, DVD플레이어, 디지털 스피커 등 1억 원대의 제품들을 모두 다뤄 보며 제품별 음향과 영상 기능을 비교할 수 있다.

제품과 어울리는 유럽식 인테리어와 리모컨 하나로 제품 및 조명, 도어까지 제어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홈 기술도 적용돼 있어 첨단 기술을 접목한 유럽식 공간 스타일링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명품 오디오 전문기업 ‘보스’의 로드숍도 제품 체험공간으로 인기다.

홈시어터, 멀티미디어 스피커, 헤드폰, 이어폰 등 보스의 모든 제품 라인업을 경험할 수 있는 이곳은 ‘셀프 데모’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스 마케팅팀의 문동일 과장은 “음향 감상 시에는 매장 직원의 설명이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며 “모든 제품은 고객들이 알아서 원하는 만큼 써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제품 구입을 고려하는 고객들에게는 ‘홈데모’ 서비스도 제공된다.

뱅앤올룹슨과 보스 등이 제공하는 홈데모는 고객의 집을 방문해 제품 감상은 물론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제품 배치 컨설팅을 해주는 서비스다.

뱅앤올룹슨 브랜드 매니저 오용현 팀장은 “구매를 최종 결정하지 않은 고객에게도 평균 3, 4번 이상 찾아가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구체적인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며 “홈데모 서비스 도입 이후 60% 이상의 계약 성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의 명품 가전 브랜드 ‘밀레’는 고객들이 제품을 활용해 요리할 수 있는 복합 체험 전시공간 ‘액티브 키친’을 운영하고 있다.

주부들의 관심이 높은 스팀오븐, 와인셀러, 커피메이커 등을 써 볼 수 있는 이 공간에서는 매월 2, 3번씩 요리교실 및 커피, 와인 문화강좌 등이 열려 주부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밀레 관계자는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수요가 일반 고객으로 확대되면서 이 같은 체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올 초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제품 체험관을 마련한 ‘파나소닉코리아’도 고객들이 직접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셀프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안마의자 및 안면수분공급기 등 미용 가전기기들을 직접 써 볼 수 있다.

뱅앤올룹슨 관계자는 “수천만 원대의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체험 마케팅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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