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싸이월드 직원사칭 경찰음해 글

  • 입력 2008년 7월 4일 02시 58분


다음 게시판에 “회사 찾아와 촛불정보 요구”

경찰 ‘전경 진압명령 거부’ 허위유포자 영장

인터넷 포털 다음의 토론방인 아고라에 싸이월드 직원을 사칭해 경찰을 음해한 허위 글이 확산돼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수사 요청을 검토 중이다.

3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이날 아고라 게시판에 자신을 SK커뮤니케이션즈의 보안 관련 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의 글이 올라왔다.

이 누리꾼은 “지금 경찰이 회사를 찾아와 촛불집회 관련자들의 정보를 요구했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수사협조를 하러 왔는데, 아마 촛불집회 관련 글 올린 사람이나 주동자들 e메일을 싹 다 정리해 잡아간다고 한다”며 “경찰이나 정부가 지금 제대로 막장(갈 데까지 갔다)”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출처 상관없으니 여러 곳에 이 글을 올려 달라”며 “제 직장이라 계속 (글을) 놔두고 싶어도 못 놔두는 거 이해해 달라”고 적어 마치 경찰이 들이닥친 가운데 급박하게 ‘협조’를 구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 글을 여러 곳에 퍼 나르며 “어떤 분은 대통령을 ‘쥐새끼’라고 표현했다고 경찰 출석을 요청받았다고 한다”며 “경찰도 이제는 정말 순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SK커뮤니케이션즈의 확인 결과, 경찰은 이 회사를 찾아온 적이 없으며 문서상으로도 수사 협조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현재 내부 직원을 사칭한 허위 글의 첫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해당 허위 글이 확산될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전경 대원 전원이 진압명령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는 허위 내용을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위반 등)로 서울 모 대학 시간강사 강모(42) 씨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9시 40분경 인터넷방송 ‘라디오21’ 게시판에 ‘지쳤습니다’란 ID로 “서울 2기동대 전경대원 일동이 자정을 기해 시민 진압명령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는 거짓된 내용의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5월부터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인터넷 사이트 ‘미친소닷넷’의 서버를 관리하는 경기 성남시 분당의 업체를 3일 압수수색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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