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0시부터 인터넷 포털 다음에 대한 뉴스 공급을 중단키로 결정한 동아 조선 중앙일보 등 3대 메이저 신문 측은 “다음 측과 포털을 통한 뉴스 유통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협의를 수년간 벌여 왔으나 무산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메이저 신문 광고주 협박 사태 등 최근의 불미스러운 사태 전개 과정에서 다음을 통해 포털 저널리즘의 폐해가 특히 두드러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신문시장을 주도하는 3대 메이저 신문의 콘텐츠를 제공받지 못함에 따라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주요 신문의 이번 결정이 앞으로 다른 매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 일부 포털 통한 뉴스 유통 폐해
지난해 11월 한국신문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주요 포털에서 하루 평균 786건의 저작권 침해 사례가 발생했으며, 조사 대상에 오른 신문기사 2만1474건 중 47%인 1만221건(중복 침해 포함)에서 저작권 침해가 발생했다.
신문협회는 또 “포털이 뉴스 제목 등을 편집하며 기사의 본뜻이 왜곡되는 등의 편집권 침해가 자주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동아닷컴, 디지틀조선일보, 조인스닷컴 등 12개 온라인 언론사의 모임인 한국온라인신문협회는 지난해부터 △전송 후 7일 지난 뉴스는 포털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 △기사 제목 및 내용 임의수정 금지 △스크랩, 블로그 등 뉴스 무단복제 가능 서비스 중단 등의 포털뉴스 운영 개선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는 포털들이 난색을 표하는 바람에 아직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은 결국 메이저 신문이 온라인 자회사의 수익이 일부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주된 판매 채널인 포털에 대한 뉴스 공급 중단을 검토한 배경이 됐다.
심상민 성신여대 교수는 “다음은 저작권을 보호해 달라는 메시지를 외면하고, 오히려 광고 등으로 뉴스 상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주요 뉴스 공급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 새로운 차원의 상생협력 계기 돼야
메이저 3대 신문사는 네이버, 엠파스 등 다른 포털을 제외하고 다음에만 뉴스 공급 중단 조치를 취한 데 대해 “다음은 저작권 보호 노력이 상대적으로 가장 부족했으며, 뉴스 편집권의 훼손과 뉴스 콘텐츠의 오용도 제일 심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신문사의 과거 기사 디지털화 작업 지원, 차별화된 콘텐츠 공급에 대한 추가 보상 등 콘텐츠 제공자와의 상생 방안을 적극 마련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의 뉴스 편집권을 포기하고 뉴스화면 편집을 주요 언론사에 넘겨주는 객관적인 운영 시스템을 확보해, 미디어로서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다음과는 차별화 행보를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대중영합 등 포털뉴스의 폐해를 버리기 위해 서비스 형태나 편집권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다음, 당혹감 속 대책 마련 부심
다음 측은 메이저 3대 신문사의 이번 결정에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음 측은 해당 신문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 “뉴스 공급 중단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재고(再考)를 바란다”며 “이용자들이 동아 조선 중앙일보 각각의 홈페이지를 통해 계속 기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또 최근 공지를 통해 메이저 3사의 기사공급 계약이 중단된 뒤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침해 문제와 관련해 이용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다음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기사 리스트를 제공하고 이를 각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시켜 주는 뉴스 검색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서는 메이저 3사와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