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7일 입수한 대한한방병원협회의 ‘한방병원 2003∼2007년 진료실적’에 따르면 28개 주요 한방병원의 외래환자는 2003년 199만3911명, 2004년 192만2282명, 2005년 195만1852명, 2006년 187만5425명, 2007년 182만185명으로 5년 사이 17만여 명(8.7%)의 환자가 줄었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의 경우 2003년 31만198명에서 2007년 21만6900명으로 10만 명가량이 줄었다. 동국대, 원광대, 경원대, 동의대, 상지대 부속한방병원과 대구한의대 등도 외래 환자가 크게 감소했다.
한방병원의 병상 가동률은 60∼70% 수준이다. 경희대부속 동서신의학병원은 병상의 65% 정도만 가동되고 있다. 원광대와 동국대 한방병원은 각각 70%, 55∼65%이다.
한 한방병원 관계자는 “병상가동률이 80%가 넘어야 병원 운영이 원활한데 70%를 못 넘고 있으니 경영상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을 닫는 동네 한의원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한의원 폐업 현황’에 따르면 폐업 한의원 수는 2000년 364곳, 2001년 430곳, 2002년 503곳, 2003년 577곳, 2004년 589곳, 2005년 610곳, 2006년 734곳으로 늘었다.
이런 여파 때문인지 한의대의 200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우석대를 제외하고 전국 10개 한의대의 경쟁률이 전년도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한방병원이나 한의원보다는 양방병원을 이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다양한 건강보조식품이 나와 한약 시장을 대체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주기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한방 자체의 신뢰하락으로 이어진 점도 지적된다.
고성규 경희대 한의학연구소 교수는 “한방은 국가적으로 키울 수 있는 바이오산업이므로 한약의 정식 의약품 승인, 한약재 유통구조 정비 등 한방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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