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를 지금까지 키운 것은 우리의 DNA인 ‘혁신’의 힘입니다.”
이달 초부터 한국시장에 ‘똑똑한 휴대전화’인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첫발을 내디딘 대만 HTC의 잭 둥(사진) 아시아 부대표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저력은 ‘혁신’에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1997년 설립된 HTC는 스마트폰, 개인휴대정보기(PDA) 등으로 주목받으며 10년 만인 지난해 종업원 7195명, 총매출액 1182억1800만 대만달러(약 3조9000억 원), 순이익 321억5100만 대만달러(약 1조600억 원)의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중견 휴대전화 업체인 팬택계열, VK, 텔슨전자 등이 어려움을 겪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둥 부대표는 “HTC의 성장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제조업체로 성장하면서 파트너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제품을 주문한 파트너사들은 많은 지식과 경험을 줍니다. 이들의 도움을 받아 제품의 로드맵을 만든 것은 ‘기막힌’ 경험이었죠.”
HTC의 이 같은 전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독자적인 소프트웨어에 주로 의존하는 삼성전자, 핀란드의 노키아와 달리 HTC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의 모바일 소프트웨어 전략과 발맞추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다.
두 번째 성공비결은 브랜드다.
둥 부대표는 “10년간 OEM 업체로 성장하면서 우리가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브랜드가 있어야 우리의 파트너와 소비자가 우리의 기술적 리더십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쉽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컨버전스 영역의 리더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며 “파트너 이동통신 기업들이 고객을 확보하는 데 우리의 브랜드 가치를 활용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 비결로 트렌드를 좇는 끝없는 노력을 꼽았다.
“HTC는 최첨단 기술트렌드인 ‘터치’ 기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터치 기술만 내보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이용자환경(UI)에 혼신의 힘을 쏟았습니다.”
HTC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않은 한국시장에 과감히 출사표를 내며 시장의 지형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둥 부대표는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주느냐보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느냐다”라며 “우리가 스마트폰의 손쉬운 작동 방법을 제공하는 데 성공하면 소비자들은 그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