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이나 지갑만 한 크기의 작고 효율이 좋은 태양전지를 만드는 방법이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다.
포스텍 화학공학과 김진곤 교수와 이정인 연구원은 24일 태양광을 전기로 바꿔주는 고분자 나노막대 1조 개를 1cm² 넓이에 빼곡히 세워 넣는 가공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포스텍 박수문 교수, KAIST 유재웅 박사, 미국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 등 한미 과학자들도 대거 참여했으며 그 결과가 나노 연구 분야의 권위지 ‘나노레터스’ 22일자 인터넷판에 소개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작은 면적에 다량의 나노막대를 빼곡히 세우는 기술이다.
흔히 태양광 전지에는 가볍고 가공하기 쉬우며 전기가 잘 통하는 전도성 고분자가 들어간다. 작고 효율 좋은 태양광 전지를 실현하려면 전도성 고분자를 작은 면적에 가급적 많이 넣어야 한다.
과학자들은 그 해답을 나노막대 형태의 고분자를 빽빽이 세우는 데서 찾았다. 이를 위해서는 일종의 모판 같은 틀이 필요한데 흔히 이용되는 지금까지 개발된 폴리카보네이트나 양극산화알루미늄 틀은 나노막대의 밀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많았다.
김 교수팀은 ‘폴리스틸렌 플로메틸메타아크릴레이트’라는 신물질을 틀로 이용하면 나노막대를 빽빽하게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1cm²에 나노막대 1000억∼1조 개를 세워 배열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방법보다 100∼1000배 더 많은 나노막대를 심을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이 방법으로 태양전지를 만든 결과 실제 전기 전도도가 일반 태양광 전지의 3.6배 이상 올라갔다”며 “생산 가격이 저렴하고 접고 구부릴 수 있어 휴대용 태양전지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후원하는 ‘창의적 연구 진흥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