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웨딩드레스 입은 제 모습에 만족해요.”
올가을 결혼을 앞둔 김진희(31·여·가명) 씨의 말이다.
김 씨는 스무 살 때부터 해보지 않은 다이어트가 없다. ‘원(one) 푸드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등 음식 조절 다이어트는 기본이었다. 신경호르몬을 조절해 식욕을 억제시키는 리덕틸, 지방흡수를 억제하는 제니칼 등의 약도 먹어봤다. 한방다이어트도 해 봤다. 그러나 매번 요요현상이 찾아왔다.
김 씨는 결혼식에서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싶었다. 결혼하고 난 뒤의 임신까지 염두에 두면서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김 씨는 ‘뼈 다이어트’라는 다소 생소한 방법을 선택했고, 한 달 만에 4kg 감량에 성공했다. 굽어있던 등과 틀어진 골반을 잡아주면서 키도 2cm 커졌다.
김 씨에게 뼈 다이어트를 권했던 청담여성한의원 맹유숙 원장은 “뼈 다이어트는 자세교정과 다이어트를 결합한 개념”이라면서 “체중감량과 함께 굽었던 몸이 펴지면서 키가 늘거나 생리통이 완화되고 피부가 맑아지는 부수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 살이 찔 수밖에 없는 이유
몸은 항상 적절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쾌식, 쾌면, 쾌변은 몸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생리활동이다. 신체는 왕성하게 활동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인다. 몸의 이런 본능을 만족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척추다.
경추 7개, 흉추 12개, 요추 5개 등 여러 개의 작은 뼈로 이뤄진 척추는 몸의 주축으로 체중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또 척추관을 통해 지나는 척수와 척추신경을 보호함으로써 뇌로 전달되는 외부 충격을 완화시킨다. 몸속 신경과 장기를 보호하는 것도 척추다.
맹 원장에 따르면 척추는 다이어트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요추가 굽으면 아랫배에 살이 찌고 흉추가 굽으면 등에 살이 찐다. 경추와 흉추가 맞닿는 부분이 휘어지면 목 뒷부분이 살이 찐 것처럼 튀어나온다. 척추가 비뚤어지면 내장들은 제 위치에 있지 못한다. 불안함을 느낀 몸은 내장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 부위에 지방을 축적한다.
이렇게 군살이 생겨 시쳇말로 ‘아줌마 몸매’가 되기는 순식간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살이 찔 수밖에 없는 자세를 스스로 만들었던 것이다.
맹 원장은 “살이 많이 찐 사람일수록 자세가 좋지 않다”면서 “뼈가 바로 서면 장기들의 기능도 활발해져 살이 더 잘 빠지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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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해야 살이 빠진다
청담여성한의원의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몸을 보(補)하는 것이 우선”이란 개념에서 출발한다.
한방에서는 스트레스나 기(氣) 부족 등으로 몸이 약해졌을 때 살이 찐다고 본다. 기운이 원활해지고 기 순환이 잘되면 살은 빠진다는 것이다. 이 한의원에서는 한약으로 기를 돋운 뒤,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부항과 황토방을 이용한다. 지방분해 침과 저주파 치료 등으로는 몸 안에 축적된 지방을 녹인다.
여기에 척추와 골반을 바로잡아 자세를 교정하는 치료법이 추가된다. 잘못된 자세 등으로 삐뚤어진 척추와 골반 뼈를 밀고 당겨서 바르게 맞춘다.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힘의 방향과 강약을 조절해 밀고 당기고 누르고 꼬집어 올린다.
이 치료는 자세를 바르게 할 뿐 아니라 숨은 키까지 ‘되찾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치료받은 환자 중 상당수의 키가 1∼3cm 커졌다고 한의원 측은 밝혔다.
맹 원장은 “‘뼈 다이어트’로 살을 빼면서 척추를 바로 잡으면 자세 자체가 곧게 펴진다. 따라서 체중이 많이 빠지지 않아도 옷을 입었을 때 맵시가 나면서 옷 사이즈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 나는 나를 사랑한다!
청담여성한의원의 뼈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물리적 치료 외에도 효과적인 식단과 운동법 등을 지도하는 행동요법과 심리치료를 병행한다.
심리치료의 핵심은 ‘나는 나를 사랑한다’는 의식을 환자에게 심어주는 것. 다이어트를 많이 해 본 사람일수록 살을 빼려는 의욕은 강하지만 치료법에 대한 불신도 깊다고 한다. 불신은 의지를 무너뜨리는 다이어트의 가장 나쁜 적이다. 맹 원장은 치료를 진행하면서 환자에게 “나 자신의 몸을 아껴주고 사랑하라”고 주문한다. 다이어트엔 환자 자신의 의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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