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이 많은 여름철에는 응급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뱀 및 벌레에 물리거나 물놀이 사고 등이 났을 때 현장에서 응급처지를 잘하면 금방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긴박한 상황에서 잘못 대처하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많은 사람이 잘못 알고 있는 응급처치법에 대해 알아봤다.
○ 물에 빠진 사람 대부분 기도 막혀 사망
대부분 익사의 원인은 폐에 물이 차기 때문이 아니라 숨을 쉬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는 상황에서 물을 빼낸다고 배를 압박하면 마신 물이 폐로 흡입돼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임경수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물에 빠져 사망한 사람들을 부검해 보면 폐로 들어간 물의 양은 많지 않다”며 “폐에 물이 들어가 사망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 기도 경련으로 숨을 쉬지 못해 사망하기 때문에 숨 쉬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할 때는 호흡과 맥박부터 확인해야 한다. 호흡이 확인되지 않으면 빨리 고개를 뒤로 젖혀 기도를 확보한 뒤 입으로 인공호흡을 한다. 맥박이 확인되지 않으면 심장마사지를 한다.
호흡이나 맥박이 확인된다면 환자를 옆으로 눕힌 후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안정을 취하게 한다. 저체온증이 올 수 있으므로 젖은 옷을 벗기고 마른 담요를 덮어 체온을 유지해준다.
○ 뱀에 물렸을 때 입으로 빨아내는 것은 금물
뱀에 물렸을 때 독을 빼낸다고 칼로 째서 입으로 빨아내는 사람이 있다.
이런 응급처치법은 잘못해서 동맥을 건드리면 더 위험할 수 있다. 또 입 안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 입으로 빨아내다가 독이 입 안에 퍼질 수도 있다.
뱀에 물렸다면 우선 뱀이 독사인지부터 판단한다. 물린 부위를 확인해 2개의 독니에 의한 작은 구멍이 있는지 확인한다. 독사일 경우 움직이면 혈액순환이 빨라져 독소가 빨리 퍼지므로 일단 환자를 진정시키고 물린 지 15분 이내에 흡입기구를 이용해 독을 최대한 제거한다. 흡입기구는 시중에서 1만∼2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상처가 난 부위에서 5∼10cm 위쪽에 헝겊으로 묶은 후 병원으로 옮긴다. 술은 독을 빨리 퍼지게 하므로 독사에 물린 환자에게는 술을 먹이지 않는다.
○ 벌 쏘였을 때 침을 족집게로 빼내지 말아야
벌에 쏘였을 때 벌침을 족집게나 손톱으로 제거하다 보면 벌침에 있는 침낭(독주머니)을 건드리기 쉽다. 침낭 속에는 독이 들어 있어서 잘못 건드리면 독이 한꺼번에 몸 안에 들어올 수 있다.
벌침을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신용카드처럼 납작한 물체를 45도 각도로 세운 후 주변 피부를 살살 긁으면서 제거하는 것이다.
벌침을 제거한 후에는 얼음주머니를 대 독이 흡수되는 것을 줄이고 부기와 통증을 가라앉힌다.
벌에 쏘인 부위가 부어오르는 증상만 있으면 다행이지만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은 심한 과민반응(아나필락시스)이 발생할 수 있다. 평소 비염이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5배 위험하다.
입이나 혀가 붓고 숨을 쉴 수 없으며 때로 의식이 없어지는 과민반응이 나타난다면 빨리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급선무다.
김수진 고려대 구로병원 응급의료센터 교수는 “대부분의 과민반응은 벌에 쏘인 후 15분 이내에 나타나고 사망 환자의 절반 이상이 1시간 이내에 사망한다”며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으로 직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 환자를 병원으로 옮기다가 합병증 생길 수도
응급사고가 났을 때 주변 사람이 사고 피해자를 자동차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하는 장면을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응급처치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 환자를 병원으로 옮기다 보면 척추 손상이나 다른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사고가 나면 일단 환자가 몸을 움직이지 않도록 그대로 고정해 두는 것이 좋다. 환자의 의식이 없을 때는 환자의 머리를 위쪽으로 살짝 잡아당겨 기도를 확보한 후 호흡 상태를 확인하면서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 환자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구조대가 곧 올 것”이라고 계속 얘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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