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달 표면에 최대 8개의 탐사선을 보내는 국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30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는 공동 탐사사업인 ‘국제 달 네트워크(ILN)’에 참여하는 의향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우주기지 건설에 앞서 달의 환경을 정밀 조사하기 위해 6개 내지 8개의 무인 탐사선을 단계적으로 보내는 사업으로, 미국은 2017년까지 4대의 달 착륙 탐사선을 우선적으로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측은 최소 6개의 탐사선을 보내야 하는 이 사업에 다른 나라를 참여시켜 일정 비용을 부담해 줄 것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이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나라는 한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인도, 캐나다 등 8개국이다.
미국은 2020년까지 달에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유인(有人)기지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달 표면에 이들 탐사선을 보내기에 앞서 내년에는 달 궤도로 ‘달 정찰 궤도위성(LRO)’을 쏘아 올릴 예정이다.
러시아와 유럽연합(EU), 중국, 일본도 각각 독자적인 달 탐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도 2020년까지 달 표면 100km 상공에 탐사선을 보내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다.
이처럼 각국이 달 탐사 경쟁에 뛰어드는 데는 달에 매장돼 있는 엄청난 자원을 선점하려는 경제적인 이유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달에 핵융합 발전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헬륨3’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과학계는 이번 의향서 체결로 그동안 미국이 1960년대 이후 줄곧 공개하지 않았던 달 관련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한국은 아직까지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일 뿐 사업 참여가 정식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연말까지 기술적인 타당성 검토를 거친 뒤 참여 여부가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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