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이 8일 개막된다. 24일까지 총 17일간의 경기 일정에 스포츠팬들의 마음은 설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기에 몰입해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목청껏 응원하다 보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올림픽을 건강하게 관전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 경기 결과보다 심장에 관심을
승패의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빨개지며 몸에서 땀이 난다. 우리 몸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신체를 조절해 주는 자율신경계가 있기 때문이다.
경기를 보다 보면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흥분해 에피네프린 및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늘어난다. 이런 물질의 분비가 증가하면 혈압이 상승하고 맥박이 높아져 심장의 부담은 커진다. 일정한 수준을 넘게 되면 ‘심장 정지’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고혈압, 뇌중풍(뇌졸중), 협심증,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은 직접 경기를 관람하지 말고 생방송 시청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경기 시청 중 가슴에 통증이 오거나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 증상이 생기면 일단 누워서 안정을 취한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소음에 노출되면 귀 감각신경 손상
직접 경기장에서 관전을 하거나 여러 명이 함께 모여 TV를 보며 응원을 할 때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쉽다. 소음성 난청은 커다란 소리 자극에 의해 청력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시끄러운 환경에 노출되면 귀의 안쪽 부분인 내이(內耳)에 위치한 감각신경이 손상을 입게 된다. 난청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어지러움, 전신피로, 수면장애, 불안감을 유발한다.
경기장에서 난청 증세가 생기면 조용한 환경으로 이동한다. 일시적인 청각 피로일 경우 조용한 환경에서 1∼3일 쉬면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TV를 볼 때는 소리를 너무 크게 틀지 않는다.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때는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자세한 검사를 받는다.
경기에 몰입하면 흥분해 소리를 지르는 횟수가 잦아진다. 이럴 경우 성대가 붓거나 미세 출혈이 발생한다. 오랜 시간 과도하게 소리를 지르면 성대의 심한 마찰로 후두에 염증이나 외상이 생긴다.
응원 중에는 물을 많이 마시고 중간 중간에 목을 쉬게 해준다. 자기 전에 따뜻한 물을 마시고 가벼운 발성 연습을 한다. 집안의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며 성대를 건조하게 만드는 술과 담배는 피하는 것이 좋다.
목소리가 쉬었을 때 목캔디 등을 먹는 사람이 많은데 성대를 마르게 하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녹차 커피 홍차 등도 성대를 마르게 하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다.
○ 밤 12시 이전에 TV 꺼야
간식을 먹고 싶다면 치즈, 오징어, 고기류 등 고열량, 고콜레스테롤 음식을 삼가고 과일과 야채를 중심으로 먹는다.
경기의 하이라이트, 녹화중계 방송을 새벽시간까지 시청하다 보면 수면리듬이 깨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정신집중이 안 되고 식은땀이 나는 등 각종 안전사고율이 높아진다.
경기는 가급적 낮이나 저녁 시간에 시청한다. 직장인은 일찍 귀가해서 저녁에 올림픽을 관람하는 것이 좋다. 녹화 경기를 볼 때에도 밤 12시 이전에 시청을 끝내고 취침한다. 경기에 몰두해서 흥분하면 불면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취침 1시간 전부터 마음을 편하게 한다.
(도움말=박정의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여승근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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