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뻑뻑… “인공눈물 한번 넣어볼까”

  • 입력 2008년 8월 11일 03시 00분


여름철 안구건조증 예방-치료 어떻게

《10년째 안구건조증에 시달리는 직장인 김영선(35·여) 씨는 여름철이 되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에어컨이 켜진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근무하다 보면 눈이 뻑뻑하고 빨개진다. 자꾸 눈을 비비다 보니 결막염이 생겨 얼마 전부터 안과 치료를 받고 있다. 여름철 에어컨, 선풍기 등으로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

선풍기 바람 직접 쐬지 말고

외출땐 모자-선글라스 착용

안건염, 눈꺼풀 피지 짜줘야

○ 겨울만큼 여름에도 잘 생기는 안구건조증

안구건조증은 바람이 많이 불고 날씨가 건조할 때 잘 생긴다. 주로 겨울철에 심하지만 여름철 에어컨이 켜진 실내나 차 안에서 오랫동안 머무를 때도 생기기 쉽다.

이하범 한림대 의대 강동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여름은 고온다습하다는 생각에 실내 습도 조절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며 “에어컨과 선풍기를 틀고 부채질을 하면서 얼굴 부위에 바람을 쐬게 되면 눈이 건조해지기 쉽다”고 말했다.

또 여름철에는 강한 자외선에 의한 안구 손상도 조심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이 심한 환자는 염증으로 안구 표면이 손상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강한 자외선을 받게 되면 눈이 따갑고 시린 증상이 심해진다.

○ 눈물 양 적어져 눈 충혈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눈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눈물의 양이 적어져 눈이 뻑뻑하고 충혈되며 가렵다. 인공눈물로 부족한 눈물을 보충해 주거나 눈을 의식적으로 자주 깜박거리면 증상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 그러나 인공눈물을 사용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안검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안검염은 눈꺼풀 안쪽에 위치한 20∼25개의 미세한 지방샘이 노폐물이나 세균에 막혀 기름이 배출되지 못하고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일종의 ‘눈꺼풀 여드름’이다. 만성 안구건조증 환자 중 60∼70%는 안검염이 원인이다. 안검염이 있으면 염증의 독소가 눈물 속 기름층을 파괴해 눈물이 필름처럼 일정하게 눈동자 전체를 덮지 못하게 한다. 눈동자가 부분적으로 건조해지는 것이다.

이 외에도 항고혈압제,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경구피임약, 감기약, 이뇨제 등도 눈물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 실내 온도 27∼28도, 습도 60% 적당

안구건조증을 완화시키려면 충분한 수분 공급이 필요하다. 하루 8∼10컵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책을 읽거나 TV를 볼 때는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박인다.

여름철 실내 온도는 27∼28도, 습도는 60%를 유지하는 것이 눈의 건조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날씨가 덥다고 에어컨이나 선풍기에 얼굴을 들이대고 바람을 쐬는 것은 금물이다. 눈을 건조하게 하는 머리염색약, 헤어스프레이, 헤어드라이어 사용도 줄이도록 한다.

외출할 때는 챙이 넓은 모자나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안경이나 선글라스는 바람으로부터 눈을 보호해 주기 때문에 안구건조증 환자에게는 필수다.

운전할 때는 인공눈물을 빠뜨리지 않고 챙긴다. 최근에는 운전 중에 사용할 수 있는 뿌리는 인공눈물도 나와 있다.

운전할 때는 앞좌석 창문을 닫고 에어컨 바람의 방향을 조정해서 바람이 얼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운전 중 눈이 심하게 뻑뻑할 때 눈두덩을 문질러주면 눈물샘을 자극하기 때문에 증상이 나아진다.

안검염이 있으면 2, 3주에 한 번씩 안과를 찾아 눈꺼풀 주위에 막혀 있는 피지를 짜주고 연고를 바르는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 이런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항생제를 복용한다.

유용성 누네안과병원 원장은 “안검염을 예방하려면 귀가 후 눈꺼풀 위에 따뜻한 스팀타월을 3분 정도 올려놓고 쉬는 것이 좋다”며 “세수할 때 눈을 감은 상태에서 속눈썹 주변을 문질러 눈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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